정부는 사스나 메르스 정도의 전파력과 파괴력을 지닌 감기 정도로 인식하며 대응하기 시작했다. 전염병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있다고 자부하던 관계당국은 질병 통제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코로나19 라는 질병을 전염병으로 인식하는 데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정부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우한시를 점령한 바이러스가 3개월로 접어들면서 유럽에서 미국에서 감염증에 걸린 환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엄중해졌다. 국제 사회가 앞다투어 공항 및 항만 봉쇄 정책을 펼칠 때 정부는 또 다시 안심하라며 검역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방역에 자신을 하며 예방접종은 순차적으로 한다며 접종 백신의 확보에 여유를 부렸다.
철저한 검역을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며 외국 언론에 K방역을 외치며 외국인의 입국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심지어 초기 발병의 대상으로 지목된 중국 우한시에서 체류한 국민의 입국에 검역과 방역 조치 역시 없었다.
격리하고 능동적 감시를 해야 했지만, 입국자 스스로가 입국 서류에 이름과 주소를 제출하는 것으로 모든 검역 절차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의 몸을 숙주로 하며 첨단의 검역 시스템을 비웃었다. 우리나라는 물론 봉쇄하지 않는 세계 모든 국가로 자유로이 이동하면서 후진적인 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결국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방역을 강화하고 검역 조치의 단계를 끌어 올리며 제한적 봉쇄 등을 실시하며 긴급히 예방 백신 수급에 국가의 운명을 걸었다.
검증되지 못한 봉쇄 조치는 육로와 해상과 항공 물류가 막히면서 생산과 공급 망이 차단 됐다. 수입 제품의 통관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우리 삶의 질은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끌어 내렸다. 1960~1970년대 외국 언론을 통해 볼 수 있는 진풍경이 우리 눈앞에 펼쳐졌다.
초등학교에서 배운 띄엄띄엄 줄서기이다. 살을 에는 듯한 겨울의 찬바람을 맞으며 두꺼운 외투를 겹겹이 걸치고 번호표를 받고 기다림은 일상이 됐다.
세상의 일상은 줄서기와 예방 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식당에 갈 때도, 물건을 사러 장을 보러 갈 때도 예외가 없다. 사람과 사람이 모일 때도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고 가르는 것이 일상화 됐다.
지금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 제 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의 취임사 제목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였다. 지금 우리는 ‘그분’의 말처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살고 있다.
5년의 재임 기간 중 2년 이상을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를 체험하면서 살고 있다. 이제 2022년 3월 우리는 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주한다. 그분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지 궁금하다. 순간의 선택이 5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덕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u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