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14일은 ‘밸런타인데이’다. 과거 이맘때의 신문 기사를 들춰봤다. 대목을 맞아 평소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초콜릿 등 관련 상품을 팔면서 폭리를 취하는 유통·제과 업계를 꼬집는 내용이 많았다. 또 일본에서 유래된 ‘초컬릿 상술’에 맞서 정월대보름을 맞아 떡을 주고받자는 내용도 눈길을 끌었다.
문화는 멈춰있지 않는다. 'MZ세대'로 불리는 지금의 이삼십대에게는 호두, 잣 등으로 부럼을 깨는 정월대보름보다 연인과 지인들에게 초콜릿 선물을 전하는 밸런타인데이가 더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 연원이 로마시대 성 발렌타인(St. Valentine)이 순교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든 아니면 상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든, 밸런타인데이는 한국 사회에 마음을 전하는 하나의 ‘기념일’로 자리잡아가는 중이다.
이를 두고 '근본없는 서양 명절'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었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만은 연일 극성이다. 아직 거리를 둬야할 때다. 밸런타인데이 마케팅이 우려스러운 이유다. 선물을 전하기 위해 만남이 잦아지면 바이러스는 더 빨리 넓게 퍼져나갈 것이다. 가장 값진 선물은 진심이 담긴 선물이다. 만나지 못해도 소중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밸런타인데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도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bh75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