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이달 7일부터 국내 유일 러시아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에 대한 거래를 정지시켰다. 지난 3일 MSCI가 이달 9일 종가 이후 MSCI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달러(혹은 러시아 루블) 가격을 적용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지난 ‘빨간 세모의 기억’이 많은 투자자들을 살얼음판 위에 올려놨다.
모두 지난 빨간 세모의 기억 탓이다. 앞서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했다. 국내 증시는 폭락장 속에서 동학개미운동이 일었고, 수많은 투자자들이 증시 회복과 함께 큰 투자 수익을 경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호황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4일 한투운용의 러시아 ETF는 하한가인 1만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럼에도 하락폭은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MSCI 러시아 지수의 낙폭 대비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투운용은 해당 ETF의 괴리율을 낮추기 위해 상장좌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주당 가치를 희석시키고자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해당 러시아 ETF에 대한 상장폐지 가능성이 현재 크다는 점이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도 사실상 없다.
이제 그만 지난 위험이 안겨줬던 빨간 세모의 기억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맛본 투자수익을 실력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주식도 중독이 됩니다. 헤어나오기 어렵습니다. 위험에 대한 투자가 큰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란 희망보단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먼저 기억해야 합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