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올림픽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일례로 남자 피겨스케이팅에서 주목을 받는 국가대표 차준환 선수를 보자. 그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6세의 어린 나이로 출전해 싱글 부문 15위를 거두었다. 사람들은 남자 피겨 불모지인 한국에서 우수한 선수가 나왔다는 사실과 그가 무려 15위를 거두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는 신체의 성장만큼이나 실력을 갈고 닦아 4년 후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4위를 했다. 사람들은 3위가 아닌 4위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 선수가 그간 각종 대회와 시즌마다 점차 실력이 상향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이야기하며 놀라워했고 감탄했다. 다음 올림픽에서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또다시 보여줄지 기대하고 응원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 도쿄 하계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였다. 금메달을 따낸 종목에도 더 없는 찬사를 보냈지만 그 외 순위권에 있는 선수들이나 비인기 종목을 향해서도 사람들의 응원이 쏟아졌고 관심이 다양해진 것이다. 선수들도 승부에 집착하기보다 침착하게 승부에 임하는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 많이 포착되었다.
이런 변화를 보며 혹자는 성장 마인드셋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캐롤 드웩은 스탠퍼드대의 심리학교수이자 사회심리학과 발달심리학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개인의 행동에 대한 성과나 실패에 대한 반응을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으로 분류했다. 고정 마인드셋은 개인의 능력과 재능은 타고난 것이며 증감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며 성장 마인드셋은 자신의 노력과 열정을 투입하는 만큼 능력이 나아지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이런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일수록 실패로부터 좌절이나 패배감을 느끼기보다 경험을 통해 배울 점을 찾고 성장의 기회로 여기며 금방 딛고 일어날 수 있다. 올림픽 경기를 보는 관중들의 마음이나 선수들의 태도가 이 성장 마인드셋으로 점차 옮겨가는 듯하다. 선수들은 경기 자체를 즐기면서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가 없다고 말하며, 관중들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며 결과를 떠나 당당한 선수들을 보며 아낌없는 박수와 여전한 기대를 보내는 것이다. 필자는 이 현상을 보면서 조직에도 성장 마인드셋이 좋은 이론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 서로를 보는 프레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조직 특성상 성과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있기도 하고, 직무에 따라 구성원들을 성장 마인드셋으로 보기가 어려운 지점이 존재할 수도 있다.
김아름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