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시간 1일 비우호국 소속 구매자들이 러시아 가스를 구매할 때 그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타스통신과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푸틴 대통령의 루블화 결제 서명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비우호국 출신 구매자들이 새로운 결제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현 가스 공급 계약은 바로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한 비우호적인 서방 국가들은 4월1일부터 러시아 은행에 가스대금 결제를 위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이 계좌들에서 가스 대금 결제가 이루진다, 러시아 은행은 원유와 가스 대금을 결제할 때 루블화 환율로 정산하여 결제한다.
대통령령이 공시한 결제 방식에 따르면 전권을 위임받은 가스프롬의 금융 자회사 '가스프롬방크'가 먼저 외국 가스 구매자들의 신청으로 가스 대금 결제를 위한 '특별 루블화 계좌'와 '특별 외화 계좌'를 개설한다. 외국 구매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특별 외화 계좌로 외환을 송금하고 전권 은행인 가스프롬방크가 이 외화를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루블화로 환전한 뒤 구매자의 특별 루블화 계좌로 입금해 이 루블화로 러시아 공급자의 루블화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원유 구매업자가 반드시 러시아 루블화를 입금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달러화나 유로화를 입금하면 러서이 은행들이 루블화로 바꾸어 준다.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은 루블화환율이다. 러시아 은행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공정 환율을 적용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그럼에도 중앙은행가 평가하는 루블화 가치는 높다. 따라서 러시아 중앙은행의 공정환율로 환전을 하면 원유나 가스를 사겠다는 서방 구매자들은 환차손을 보게 된다. 푸틴이 루블화 결제 의무화를 강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스를 안 팔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루블화의 가치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푸틴의 루블화 결제 의무화 조치가 국제유가나 뉴욕증시 그리고 비트코인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