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장관 내정자는 그동안 네이버 블로그 ‘이창양 교수의 경제산책’(blog.naver.com/drcylee)을 운영해 왔다. 이창양 내정자는 이 블로그 첫 화면에 “카이스트 경영대학 재학생 및 동문들과의 지식 공유를 위해 2008년 7월 시작되었다”고 소개하고있 다. 최근까지 누적 방문자 수가 44만를 넘어선다. 그런데 지금 이 블로그에 등재되어 있는 글은 단 한 편도 없다. 모두 인위적으로 제거한 정황이다.
이창용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6월 한국경제신문에 기고한 ‘박카스와 보톡스’라는 제목의 시론에서 새 정부의 경제운용을 ‘박카스 정책’과 ‘보톡스 정책’으로 명명해 비판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 “당장의 피로를 풀기 위해 박카스를 연달아 들이켰고”라거나 “일시적인 미용효과를 위한 겉치레성 정책들이 남발되고 있다”면서 보톡스 시술에 비유했다.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비판한 사실을 숨긴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내각 명단을 발표한 후 이창용 내정자는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도 이 내정자가 과거에 쓴 ‘출산 기피 부담금’ 칼럼이 논란이 됐다.
피터팬 신드롬이란 육체적으로는 이미 성숙해 어른이 됐지만 여전히 어린이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심리이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어린이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심리이다. 이 신드롬에 빠지면 계속해서 어린이로 대우받고 보호받기를 원한다. 경제학에서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중소기업으로서 받았던 여러 가지 정부의 지원이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까 봐 중견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꺼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 말은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 댄 카일리(Dan Kiley)가 명명했다. 그는 1983년 피터팬 신드롬(The Peter Pan Syndrome)이라는 책에서 몸은 어른이지만 어른의 세계에 끼지 못하는 ‘어른아이’가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반영해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라 이름 붙였다. 피터팬은 동화 속에 나오는 인물이다. 로, 몸은 다 컸지만 마음은 유약하고 덜 성숙했으며 순진하고 현실 도피적인 캐릭터다.
이창양 교수가 말하는 중소기업의 피터팬 신드롬이란 규모가 작다고 지원을 하면 그 중소기업은 정부지원을 계속 받기위해 의도적으로 성장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창양 교수가 산업부 장관이 되면 중소기업의 피터팬신드롬을 없애기 위해 기업규모에 따른 지원제도를 손볼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평소 그가 써온 글과 논몬들을 검증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피터팬 신드롬에 대해서는 학자 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중소기업 지원을 규모별로 하는 제도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시각이 다를 수 있다. 그럴 수록 토론을 통해 최적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당장 불편하다고 블로그를 차단하는 것은 학자로서나 공직 후보자로서 당당하지 못하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