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에루사의 판매 신장율이 가장 높은 곳은 단연 한국이다. 에르메스코리아·루이비통코리아 그리고 샤넬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해동안 이 명품 3사의 합산 매출은 무려 3조2194억원이다. 매장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이른바 오픈런의 문화를 창조한 샤넬코리아는 매출 1조22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31.6%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490억원으로 무려 67% 증가했다. 샤넬은 2021년 중 무려 세차례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그때마다 '오픈런 붐'을 일으키며 품귀현상까지 빚었다. 가히 광풍이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1조46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진출 명품 브랜드 가운데 단연 1등이다. 매출 증가율은 40.2%이다. 영업이익은 두배 가량 늘어난 3019억원이다. 에르메스코리아의 매출은 52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9%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705억원으로 27.8% 늘었다. 수천만원을 넘는 에르메스 버킨백·켈리백은 에르메스의 주얼리나 의류 등 비인기 제품을 잔뜩 사 실적을 쌓아야만 구매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은 1899년 출간한 그의 저서 '유한계급론(有閑階級論)' 에서 "명품 소비는 돈으로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블렌의 유한계급론 이후 사회학에서는 명품 소비가 늘어니는 현상을 베블렌 효과라고 부른다. 베블런효과는 한마디로 가격이 오르는 데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가격이 오를때 소비가 더 늘어나는 속성도 베블런 효과에 속한다.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에 따르면 값비싼 귀금속류나 고가의 가전제품, 고급 자동차 등이 주로 베블런 효과의 대상이 된다.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오로지 부를 과시하거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구입하는 것이 베블런 소비이다. 과시욕이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고가의 물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를 더 늘린다. 값이 떨어지면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매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