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박사 진단] 뉴욕증시 무디스의 경고, 한국 재정적자 너무 "태평"

글로벌이코노믹

오피니언

공유
1

[김박사 진단] 뉴욕증시 무디스의 경고, 한국 재정적자 너무 "태평"

무디스의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
무디스의 경고
무디스가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을 내놨다.

1990년대를 살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무디스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떨어뜨리면서 한국경제는 급전직하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IMF에 구제금융ㅇ르 구걸하느 처지가 됐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구조조정의 시련을 겪었다.
그 무서운 IMF가 한국경제에 대해 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과 같은 'Aa2,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재정 적자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구체적인 수입 확대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또 한국에 대해 선진국 중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부채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인구 고령화가 경제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인구고령화는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다. 무디스는 "악화하는 노인부양률, 노년부양비는 생산성 증대와 투자에 짐이 되고 재정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에서 2040년 사이 2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UN)의 전망에 기초한 분석이다.

무디스는 또 가계부채도 한국 경제의 성장과 소비에 도전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가계부채는 2021년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06.5%"라고 지적했다. 특히 증가속도가 빠라 최근 10년간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그 결과 선진국 가운데 가장 부채가 많은 몇몇 나라들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는 것이 무디스의 공식 평가이다. 무디스는 이어 한국 정부에 대해 "코로나19에 대응해 GDP의 10.0% 이상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했으며 예산 외적으로 10.1% 규모의 추가적인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대량의 재정 집행과 노인인구 증가 그리고 가계부채 폭증 등 3가지 요인으로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나 앞으로 재정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한국경제의 디딤돌이었던 재정흑자가 사라지고 이제는 재정적자국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재정적자에 대한 한국인들의 안이한 대응도 꼬집었다. 포용 성장과 인구 고령화 대응을 위해 코로나19 긴급 지원조치 종료 이후에도 확장 재정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무디스는 한국경제에 대해 "인구 고령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국가채무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아직 증가하는 지출을 충당하고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수입을 확대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의 악화는 한국의 국가신용 떨어뜨릴 수도 있는 잠재적 복병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의 법인 명은 무디스 코퍼레이션(Moody's Corporation이다. 흔히 영문 Moody's로 부른다. 워런버핏이 최대 주주로 되어 있다. 무디스는 차입기관에 대한 신용 등급을 매기는 일을 주로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피치 레이팅스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으로 불리고 있다. 미국의 국가공인통계평가기관(NRSRO)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전세계 평가 시장의 40 퍼센트 가량을 무디스가 점유하고 있다.

무디스는 재정적자가 굳어지고 있는 데 한국 정부가 그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고 한 만큼 논외로 치더라도 재정건정성을 기치로 내걸고 집권에 성공한 윤석열 정부도 재정적자의 문제에 주목하지 않고 있어 문제라는 시작이다. 윤석열 정부는 시작하기도 전에 대규모 추경의 군불을 때고 있다. 그러한 자세가 무디스의 우려를 더 증폭 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총리후보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에 대해 “국가채무비율은 주요국 대비 양호한 수준이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경계가 필요하다고는 했지만 심각한 문제인식은 엿보이지 않는다. 한덕수 총리후보는 공공사회복지지출을 늘려야 할 필요성에 대해선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소득격차를 완화하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고려하되 복지지출을 지속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복지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 지에 대해서는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은 아예 추경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위의 추경은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대상 손실보상이나 지원금 확충이다. 이른바 현금성 이전 지출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그 어느때보다 풍부해진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각 가계의 소득을 보전해줄 경우 초과 소비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나라들이 공급망 차질로 상품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유례 없는 ‘고물가’를 경험 중이다. 정부가 가계에 직접 현금을 꽂아주면 소비 수요가 훨씬 커지면서 물가도 더 올라갈 수 있다 추경예산을 국채발행으로 조달하면 재정적자는 바로 늘어나게된다. 국고채 금리도 뛰게 된다. 무디스가 경고블 보내는 이유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