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이 지나치게 수출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성장 기여도를 분야별로 보면 수출만 플러스 일뿐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이다. 오미크론과 공급 병목현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타격을 입고 가라앉는 한국 경제를 수출이 간신히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 차질의 장기화,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수출여건이 악회되고 있다. 2분기 이후 수출이 흔들린다면 '3%대 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4월14일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대행은 기준금리 인상 결정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대략 4%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낮아져도 2%대 중후반은 될 것"이라며 '2%대 성장률'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한은은 다음 달 내놓는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3.0%에서 2%대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19일 우리나라 올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역시 최근 3.0%에서 2.7%로 내렸다.
국내기관중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당초 2.8%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2.6%로 더 낮췄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2.7%)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2.5%) 등도 우리나라 성장률을 3%에 미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와 환율, 금리가 연일 뛰는 가운데 성장률 엔진까지 식을후 있다는 것이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무려 4.1% 뛰었다. 4%대 상승률은 2011년 12월의 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음주 미국의 빅 스텝(0.5%포인트 이상 한꺼번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 원/달러 환율은 1,260원을 넘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국고채 금리 등 대출금리도 뛰고 있다. 경기가 주저앉는데 물가가 더 오르는 최악의 경제 상황,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물론 한국은행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상영 금통위원은 "올해 경제가 2%대 중후반 정도로만 성장하면 물가가 다소 높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불안 요소는 도처에 널려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은 여전히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악재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제시했다. 지난 1월의 전망치 4.4%에 비해 0.8%포인트 내려갔다. 작년 10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1.3%포인트 낮췄다. 대폭적인 하향 조정이다 한국의 경우 IMF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예상했다. 지난달의 3.0%에 비해 0.5%포인트 낮아졌다. 정부 이양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로선 미래가 불투명한 위기 국면에 더욱 예의주시해야 할 때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