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이른바 달러 인덱스라는 지표로 측정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작성발표하고 있다. 미국 연준은 1973년부터 달러 인덱스 지수를 산정하고 있다. 이 미국 달러 인덱스(U.S. Dollar Index)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기준 시점은 미국이 금태환금지를 선언한 직후인 1973년 3월이다. 이를 기준점 100으로 하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에서 작성·발표한다. 지표산정에 들어가는 세계 6개국 통화는 유로, 일본 엔, 파운드 스털링,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그리고 스위스 프랑이다. 각 통화의 산정 비중은 그 국가의 경제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지금 현재의 가중치는 유로 57.6%, 일본 엔 13.6%, 파운드스털링 11.9%, 캐나다 달러 9.1%, 스웨덴 크로나 4.2%, 그리고 스위스 프랑 3.6%이다. 유로화의 비중이 가장 높다. 예를 들어 이 지수의 수치가 103이면 달러의 가치가 주요 6개국 화폐 가치보다 1973년 3월 대비 3%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뉴욕증시와 각국 외환시장에 따르면 요즘 미국 달러인덱스는 20년 만에 최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매긴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8일 한때 103.93까지 올랐다.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수는 올 들어서만 벌써 8.3% 올랐다. 글로벌 1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평가한 뉴욕증시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지수 역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 가까이 다가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을 투매하고 달러에 몰렸던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이다.
유로화는 장중 한 때 달러당 1.0470유로로 2017년 1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인 유로당 1.05달러선이 무너진 것이다. 세계 최대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큰 일본과 유로가 동시에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그 결과로 달러 초강세가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연준은 5월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직 금리 인상을 시작하지 않아 통화 긴축에서 연준보다 뒤처져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확산 우려도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불안이 증폭되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의 수요는 늘었다.
우리 원 달러환율은 기본적으로 한국 외환시장에서의 원 달러 수요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인덱스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환율에 투자할 때에는 달러인덱스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