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네오포비아는 생후 6개월~5세의 아이들이 단 것을 좋아하고 신 것과 쓴 것을 싫어하는 편식과 관계가 깊지만, 여기서는 성인들의 푸드 네오포비아에 관심을 두고, 한국인이 해외에 나갔을 때나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를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이다. 사람이 음식을 싫어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음식의 ①맛, ②외관이나 성질, ③위험성의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둘째는 음식 재료의 외관이나 성질이 징그럽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번데기를 먹지 않는다. 번데기의 생김새가 징그럽고, 번데기를 씹을 때 나오는 국물이 무척 혐오스럽기 때문이다. 영화 ‘설국열차’에 나오는 단백질바와 같은 곤충식품(insect food)의 호불호가 엇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곤충식품은 단백질 공급원이면서 가축의 고기가 아니라는 면에서 음식윤리적으로 특별히 문제삼을 일이 없다.
이렇듯 소비자에게 지각된 위험(perceived risk)은 확실하고 객관적인 위험보다 불확실하고 주관적인 위험일 수 있다. 오래전 ‘불량 만두’ 사건이 터지자 소비자들은 전혀 문제가 없는 만두마저 ‘쓰레기 만두’라고 거부했다. ‘고름 우유’ 파동 때에도 소비자들은 ‘고름’이 전혀 없는 우유마저 외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지각된 위험’은 존중받아야 한다.
외국 여행의 관광코스로 시장에서 파는 음식이나 길거리 음식을 사 먹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 여행 온 사람들이 시장에서 빈대떡과 막걸리를 먹는 모습도 종종 보는데, 그들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다소 섞여 있다. 만약 그들이 두려워하는 위생적 위험이 발생한다면, 위생적 위험과 관련된 푸드 네오포비아로 인해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어질 것이다. 음식윤리의 안전성 최우선의 원리와 소비자 최우선의 원리를 위반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음식의 ①맛, ②외관이나 성질은 음식윤리적으로 중립이지만, ③위험성의 경우는 음식윤리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고, 푸드 네오포비아를 강화하여, 코로나 시대의 관광산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으므로, 음식의 위생적 조리나 가공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석신 가톨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