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증산에 불을 지핀 곳은 파이낸셜타임스(FT)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사우디가 러시아의 원유 생산이 제재의 여파로 상당히 줄어들 경우 자국이 증산에 나설 준비가 돼 있음을 서방 각 국가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 보도에 뉴욕증시는 물론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도 요동쳤다.
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이날 정례 회의를 열고 오는 7∼8월 각각 하루 64만8천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합의한 증산량은 기존 방침보다 50%가량 많은 양이다. 그 전달 증산량은 하루 43만2천 배럴이었다. OPEC+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이날 낸 성명에서 "원유와 정제제품 모두에서 안정적이고 균형 있는 시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성명에서 "OPEC+의 중요한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사우디가 주도하는 산유국들이 이번 합의를 위해 역할을 한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가 생산량을 늘린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2018년 10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사건으로 경색됐다.
미국 뉴욕증시는 민간 고용이 부진하게 나온 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에도 원유증산 소식에 크게 올랐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5.05포인트(1.33%) 오른 33,248.2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5.59포인트(1.84%) 상승한 4,176.82로, 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22.44포인트(2.69%) 뛴 12,316.90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99.3% 기록했다. 또 7월 회의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은 89.5%에 달했다. 9월 회의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은 61%에 달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7포인트(3.78%) 하락한 24.72를 기록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