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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고용보고서 "샤워실의 바보" 물가폭등의 주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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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고용보고서 "샤워실의 바보" 물가폭등의 주범들

김대호 박사 분석과 진단 샤워실의 바보와  필립스 곡선  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호 박사 분석과 진단 "샤워실의 바보"와 필립스 곡선
미국 뉴욕증시가 또 폭락했다. 이번에는 고용보고서 쇼크가 뉴욕증시를 강타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도 고용보고서앞에 추풍 낙엽처럼 흔들렸다.

현충인 연휴 와중에 열린 지난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48.58포인트(1.05%) 내린 32,899.70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8.28포인트(1.63%) 떨어진 4,108.54에, 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16포인트(2.47%) 급락한 12,012.7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주간 변동률에서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주동안 S&P 500 지수는 1.2%,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 하락의 진원지는 미국의 5월 고용 보고서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일자리는 39만 개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31만8000 개를 크게 상회했다. 고용이 좋아지면 뉴욕증시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반대였다. 고용이 너무 좋아 오히려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기대 이상의 고용 실적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기조를 더 강화할수 있다는 공포가 뉴욕증시에 악재가된 것이다. 한동안 뉴욕증시에서는 연준이 6∼7월 연속 '빅스텝'(0.5%포인트의 금리인상) 후 9월에 금리인상을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속도조절론이 나돌았다. 그 영향으로 뉴욕증시가 오르기도 했다. 이 와중에 고용이 너무 좋다는 미국 노동부 보고서가 나오면서 큰 폭의 금리인상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들의 주장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한 것이다.

경제학에 '샤워실의 바보'라는 말이 있다. 영어 원문은 "Fool in the shower room"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정부의 어설픈 경제 정책과 무능을 비판하기 위한 비유로 흔히 쓰이는 경제학의 경구이다. 너무 좋은 고용보고서가 뉴욕증시를 폭락으로 몰고가는 이 요상한 현상을 목도하면서 '샤워실의 바보'라는 경제학의 교훈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샤워실의 바보는 샤워실에서 물을 틀 때 따뜻한 물이 빨리 나오도록 수도꼭지를 온수 방향으로 급격하게 돌렸다가 너무 뜨거우면 깜짝 놀라 재빠르게 찬물 쪽으로 돌리고 또 반대로 찬물에 세게 나오면 따뜻한 물로 얼른 수도꼭지를 돌리는 것처럼 정부의 성급한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기 과열이나 경기 침체에 대응할때 정부의 섣부른 시장 개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샤워하기 전 적정한 물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딱 좋은 온도의 물이 나올 터인데 못 참고 손잡이를 반대로 돌렸다가는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운 물이 쏟아져 샤워실을 뛰쳐나오게 된다. 밀턴 프리드먼은 이런 어설픈 정부의 행동을 ‘샤워실의 바보’라고 일컬었다. 원인에 대한 심층적 분석 없이 경제의 단면만을 보고 섣부르게 대증적으로 나선 정부의 시장 개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언론들은 샤워실의 바보로 바이든 대통령과 제롬파월 연준 의장 등을 지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의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백악관 3일 연설을 통해 5월 일자리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와중에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39만 개 증가를 기록한 데 대해 '굿 뉴스'라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샤워실의 손잡이를 고용과잉이라는 뜨거운 물 쪽으로 너무 올려 부작용이 흘러넘치는데도 샤워실의 바보들은 아직도 그 사실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거시경제정책의 목표의 양대축은 고용확대와 물가안정이다. 문제는 고용확대와 물가 안정이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상충관계라는 점이다. 물가 안정에 너무 치중하면 고용이 타격을 받고 고용증가에 중점을 두면 물가가 무너질수 있다. 물가와 실업률 사이에 역(-)의 관계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경제학자는 필립스이다. 뉴질랜드 출신의 영국 경제학자인 필립스(A.W. Phillips)는 1958년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술지인 [Economica]에 발표한 논문 "1861~1957년 영국의 실업률과 명목임금 변화율'에서 서 임금 변화율즉 물가와 실업률 사이에 역(-)의 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새뮤얼슨(Paul Samuelson)과 솔로교수는(Robert Solow)는 후속 연구를 통해 필립스 곡선이 비단 영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새뮤얼슨(Paul Samuelson)과 솔로교수는(Robert Solow)는 1960년 세계적인 경제학술지인[American Economic Review]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에서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 사이에 역의 관계가 실증적으로 성립함을 입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관계를 필립스 곡선(Phillips Curve)이라고 이름 지었다. 새뮤얼슨과 솔로교수의 논문은 이후 거시경제학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필립스 곡선은 거시계량모형의 핵심 수식으로 자리 매김했다.

필립스 곡선이 주는 교훈은 물가와 고용의 균형이다. 이를 무시하고 한쪽에 치중하면 다른 한쪽이 무너진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거시경제정책의 목표관리도 필립스 곡선의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이는 또 샤워실의 바보론으로 이어진다. 샤워실에서 갑자기 물을 틀면 처음에는 차가운 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때 수도꼭지를 더운 물 쪽으로 돌려버리고, 뜨거운 물이 나오게 된다. 샤워실의 바보는 깜짝 놀라 수도꼭지를 찬 물 쪽으로 돌리게 되고 다시 찬물이 나오게 된다. 여기서 샤워실의 바보는 섣부르게 개입하는 정부를, 수도꼭지는 정책을, 물의 온도는 물가와 고용의 의미한다. 정부가 경제의 한 단면만을 보고 섣부르게 시장에 개입할 경우 오히려 물가 불안 또는 경기침체를 초래하거나, 더 심화시키는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윤석열 정부는 시작하자 마자 62조의 사상 최대 추경으로 돈을 풀고 있다. 재정의 통화 살포는 물가 폭동의 불에 기름을 뭇는 꼴이다. 방역 손실보상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이밍이 너무 나쁘다. 샤워실의 바보는 미국에만 있는 것일까? 있ㄴ느 것ㅇ느, 나 비국에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