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출범으로 과학기술분야 혁신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尹정부는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연구개발 체계와 정책의 실질적 이행은 과제로 남았다.
이를 위해 尹정부는 민관합동으로 검토, 추진해야 하는 국가전략기술 후보 중에서 글로벌 선도기업 육성을 위한 '초격차 전략기술' 부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차세대 원전 △수소 △5G·6G 등과 미래 먹거리, 독자기술 확보를 위한 '미래 전략기술' 부문에 △바이오 △우주·항공 △양자 △AI·모빌리티 △사이버보안 등을 꼽았다.
이처럼 윤 대통령은 정부의 과학기술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첨단 원천기술 선도국가로 이끌겠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민관합동과학기술위원회' 신설을 통해 대통령이 과학기술을 직접 챙기고 관련 전문가들을 정부부처 고위직에 중용하고 과기부총리 신설도 언급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현안은 현재 논의조차 되지 않고 과학기술계가 요구한 '과학기술수석비서관' 자리도 초대 대통령실 인선에서 제외됐다. 이에 과학기술계는 "제대로 된 과학기술 정책이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장 시급한 물가안정, 부동산 문제, 팬데믹 정상화 등의 현안에 밀려 과학기술 정책은 뒷전이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尹정부가 과학기술분야 거버넌스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과학기술과 ICT를 홀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후보시절 공약대로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위원회의 구체적 역할과 모습에 대한 논의는 점점 뒤로 미뤄지고 있다. 게다가 과학기술부총리직 신설과 과학과 교육분야의 통합 등,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이슈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지난 달 1일 대통령실의 군살을 빼기 위한 조직개편으로 과학기술보좌관 자리가 없어진 것에 대해 과학기술계의 우려는 더 커졌다. 역대 정부도 과학기술 관리를 위해 보좌·비서관 제도를 두고 관리했는데 새 정부가 외친 과학기술계의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다.
과학기술계는 尹정부의 혁신적 과학중심 정책기조를 반기면서도 실질적 이행력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과학기술분야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도 이를 우려하는 이유다.
점점 더 관심이 커지고 있는 항공우주 기술에 대한 대응과 항공우주청 설립 등의 논란도 과제다. 전통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분야인 우주연구에 민간 산업의 참여가 커지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 만큼 정부와 민간 역량의 조화로운 협력도 풀어나가야 한다. 이처럼 과학기술분야의 산적한 현안 과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균형 잡힌 정책 마련과 실행이 필요하다.
김태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d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