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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뉴욕증시 자이언트스텝 금리인상 폭탄과 엔화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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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뉴욕증시 자이언트스텝 금리인상 폭탄과 엔화 환율

지금 엔화 마구 사면 후회할 수도, 미국 일본 역플라자 합의와 엔화의 저점

김대호 박사 경제읽기 환율발작 엔화 싹쓸이 환테크주의보 … 뉴욕증시 자이언트 스텝과 역플라자 합의 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호 박사 경제읽기 환율발작 엔화 싹쓸이 환테크주의보 … 뉴욕증시 자이언트 스텝과 역플라자 합의
일본 엔화 환율이 심상치 않다. 엔 달러 환율이 마의 135엔도 돌파했다.

14일 뉴욕증시와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 따르면 엔화 환율은 한 때 달러당 135.22엔 부근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8년 10월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 CPI 물가 폭탄으로 연준 FOMC가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ㅇ느 오히려 금융완화정책을 펴면서 일본과 비국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그 결과로 엔화 환율이 치솟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일본 통화당국의 금융완화 정책에 주로 기인한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정책으로 의도적으로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긴축적 통화정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 달러나 유럽유로화에 비헤 엔화가치가 연일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 등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은 그 반대행보 즉 경기 부양 통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엔저를 유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기회복이다. 금융완화와 저금리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을 돌파해보겠다는 것이다. 엔저로 기업 투자 증가와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을 꾀해 보겠다는 구상이다. 일본은행은 엔저를 통해 임금 인상과 소비 확대를 유도하고 나라가 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엔저를 통한 경기 회복론에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쁜 엔저라는 비판도 없지는 않다. 일본 기업의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지금의 엔저는 물가 상승만 부추기고 긍정적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그러나 "나쁜 엔저" 이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해외로 공장이 많이 나가도 핵심 부품과 소재는 여전이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는 만큼 엔저가 수출확대와 경기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역시 나쁜 엔저론에 반대입장이다. 일본의 현 상황에서 통화 긴축은 전혀 적합한 조치가 아니며 오히려 "지금은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일본 은행 즉 BOJ는 핵심 기준금리의 하나인 단기 이자율을 마이너스 0.1%로 정하고 있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은 '제로 수준'을 유도하고 있다. 바로 '제로 금리 프로그램' 정책이다.
일본은행 BOJ 구로다 총재는 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율 0.25%를 넘어선다면 시중 국채를 0.25% 고정금리로 무한대로 매입해 시중금리를 떨어뜨리겠다는 국채매입 정책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채매입은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 즉 엔화환울 끌어올리는 핵심고리이다.

구로다 총재가 엔화환율 폭등에 우려를 표명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적이 있다. 엔화약세 자체를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엔화 약세의 속도가 너무 급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엔화약세 즉 엔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구로다 총재는 "엔화 약세가 급속하지 않으면 도움이 된다(positive)"면서 통화의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 기초여건을 반영한 것이라는 판에 박힌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급속한 환율 상승은 막겠지만 기존적으로 환율의 대세 상승기조는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구로다 총재는 특히 " 일본은행은 경제안정과 물가안정간의 트레이드 오프해햐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지 않다"면서 " 그런만큼 총수요를 자극하는 정책을 틀림없이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잃어버린 10년이란 말이 있다. 일본어로 失われた10年 즉 우시나와레타 주넨이다.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의 극심한 장기 침체 기간을 일컫는 말이다. 주식및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수많은 기업과 은행이 도산했다. 그때부터 일본은 10년 넘게 0%의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잃어버린 10년은 세계경제사에서 거품 경제 후유증의 대표적인 예로 거론된다. 아키히토 천황이 즉위한 1989년부터 시작되었다해서 일본 경제학계 일각에서는 헤이세이 불황(平成不況)이라고도 한다. 기간이 점점 길어져 잃어버린 20년 즉 失われた20年 우시나와레타 니주넨 또는 잃어버린 30년 失われた30年 우시나와레타 산주넨이라는 말도 있다. 이 난국을 돌파하기위해서는 엔화약세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우리가 엔화 약세를 예의주시해야하는 이유이다.

일본 엔화 환율의 역사에 플라자 합의라는 것이 있다. 영어로는 Plaza Accord이다. 1985년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G5) 재무장관이 미국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해 미달러를 일본 엔과 독일 마르크에 대해 절하시키기로 합의한 것을 흔히 플라자합의라고 부른다. 당시 미국 달러화는 고금리 정책의 여파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들은 달러강세로 국제자본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해 울며겨자먹기로 금리인상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요즈음 전 세계 각국이 미국과의 금리역전을 막기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과 흡사하다. 다른 선진국들로서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자국 화폐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과도한 긴축통화정책을 실시해야 했다. 그 결과로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결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및 일본 등은 1985년 9월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달러강세를 수출업체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 플라자 합의 이후 2년간 엔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무려 65.7%나 평가 절상됐다. 일본의 경제불황은 이 플라자합의로 부터 시작됐다. 엔화 가치의 지나친 상승은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잃어버린 10년’의 원인을 제공했다.

일본의 불황이 심해지자 1995년 4월 G7 경제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은 엔저를 유도하기로 다시 의견을 모았다. ‘플라자합의’와 반대되는 내용이다. 경제학계에서는 이를 ‘역플라자합의’로 부른다. 역플라자합의로 달러는 강세, 엔은 약세로 돌아서게됐다. 1985년 미국의 무역수지개선을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 절상을 유도하기로 한 플라자합의와 반대되는 내용이다. 역플라자 합의는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무역적자 해소에 열을 올리던 미국이 달러강세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최근 일본 엔화가 폭락하는 관련해 일본과 미국 사이에 새로운 역플라자 합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달러강세와 엔화환율 급등으로 미국은 물가르 억제하고 일본은 경기를 부양하기로 합의가 됐다는 이른바 제 2차 역플라자 합의 추론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엔화환율 상승은 예상보다 훨씬더 강한 톤으로 진행될 수 있다.

요즈음 국내외 외환시장에서는 환차익을 노리고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세력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5대 은행 즉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2021년 12월 말 기준 4964억엔에서 최근 5636억엔으로 반년 만에 13.5%(672억엔) 늘었다. 역플라자합의가 사실이라면 이러한 환테크족들의 기대와 달리 엔화 가치가 당장 반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6%나 급등했다.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이번주 예정된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에서는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넘어선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까지 예상 되고 있다. 일본의 물가은 여전히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 은행이 재무성과 금융청과의 3자 회합에서 처음으로 "급속한 엔저가 나타나 우려하고 있다"고 성명을 내자 엔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멈칫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엔저에 가속화에 따른 인플레 우려와 '나쁜 엔저'논란 속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현재의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할 방침이다.

물론 뉴욕증시의 역플라자 합의설은 확인 되지 않은 풍문 단계이다. 1985년 플라자회담 때도 미국과 일본은 엔화강세를 노린 당시의 합의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외환정책은 그 특성상 비밀을 요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역플라자 합의의 진실도 수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일본 엔저가 언제 끝날 지는 결국 거시경제지표를 보고 판단하는 수 밖에 없다. 일본의 물라가 우려할 수준으로 오르거나 미국의 무역적자에 비상등이 켜지면 엔화환율이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