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
뉴욕증시와 서울 외환시장일각에서는 한미 금리격차가 나타나면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올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미금리격차는 한국의 물가 상승과 인플레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무에 뉴욕증시와 코스닥 코스피에서는 한은이 연말까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한국증시와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한은이 '빅 스텝 즉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그 만큼 현재 미국 내 인플레이션 즉 물가상승의 압력이 크다는 뜻이다. 연준은 몇 차례 더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금리인상 폭이 일반적(common)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다음 7월 회의에서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연준위원들이 구상하는 미국의 정책금리 수준은 올해 말 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연준의 인상으로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다음 달 미국이 빅 스텝 즉 0.5%포인트 인상만 단행해도 오히려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0.25∼0.50%포인트 높은 상태로 한미금리가 역전된다.
FOMC 결과 발표 직후 뉴욕증시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점도표는 7월 0.75%포인트, 9월 0.50%포인트, 11월 0.25%포인트, 12월 0.25%포인트 인상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가계 소비가 감소하고 모기지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연준이 7월에는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의 전망대로라면 한미기준 금리 역전은 시간 문제일 뿐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우리의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줄어들면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하는 만큼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한국은행도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 스텝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연준은 이미 우려했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상태이다. 제롬파우러 연준 의장은 여기에 더해 추가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까지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지난 5월2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중립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수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있다. 그 때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최소 세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더 올려 연말 2.50%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이 전만은 깨졌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 일각에서는 금통위가 연말까지 나머지 네 차례(7·8·10·11월)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0.25%포인트씩 연속 인상이 이뤄지면 연말에 우리나라 기준금리 수준은 2.75%가 된다.이 2.75%는 점도표상 미국의 연말 예상 기준금리인 3.4%보다 크게 낮다. 바로 이전 점에서 한은도 결국 한 차례 정도 빅 스텝을 밟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최근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한은이 7월 빅 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해 일단 한은은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빅 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현재 생각으로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한국은행이 올해 11월까지 기준금리를 2.75%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과 국제 유가 상승, 원화 약세 등을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75%로 수정하고 그 도달 시점을 내년 5월에서 올해 11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네 차례(7·8·10·11월) 연속 0.25%포인트(총 1%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1.75%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남은 기간 두 차례 각각 0.25%포인트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 연준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이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양국의 정책금리 경로 수정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연말 경 "한국 금리가 미국 연준 금리 대비 0.5∼0.75%포인트 낮은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상황때문에 우리 정부와 한국은해에 비상이 걸렸다. 정브와 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75% 인상한 16일 거금회의르 갖고 대책ㅇ르 논의했다. 거금회의 참석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그리고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등이다. 거시금융회의가 열린 것은 4개월 만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자리에서 “ 미국 금융시장은 당초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라는 평가에 따라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향후 추가적으로 0.5% 또는 0.75%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고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특히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속화하는 만큼 복합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3가지 방향에서 적극 협력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첫번째는 물가 억제이다. 두번째는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공동 대응이다. 외환시장에서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하지 않도록 해 과도한 변동성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채권시장은 긴급 바이백,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등을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리스크 예방이다. 금융사의 유동성과 건전성, 금융업권 간 취약한 연결고리 등을 집중 점검해 시스템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관리하기로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 빅스텝 (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할 가능성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가 3~4주 남았고 그 사이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이나 오는 9월에 임시 금통위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는 데 대한 질문에 “미국 금리가 연말까지 3.4%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속도가 한국보다 빠른 게 사실”이라면서도 “금리 격차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금리차 때문에 우리 기준 금리를 일부러 올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기초체력 즉 펀더멘탈으로 미뤄 한미 기준금리 역전만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이 나타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기자간담회에서 "자본 유출입은 대외 금리차의 영향도 받지만, 무엇보다 대외 건전성이나 펀더멘탈(경제 기초체력)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소비 회복세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등 우리나라 펀더멘탈을 고려했을 때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가간 금리차는 돈을 움직이게 만드는 변수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금리차가 곧 돈의 움직임를 좌우한다는 일부의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 돈이 움직이는 데에는 기대수익률 사업전망 국가신인도 그리고 환율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미국 보다 낮았던 적이 많다. 그 때 우리나라에 와있던 돈이 미국으로 대거 이탈하는 일은 없었다.
우리나라의 기준 금리를 결정할 때는 미국과의 금리차 보다는 우리나라의 거시경제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가와 경기 그리고 기업과 가계의 금리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특히 금리를 올릴 때에 가계와 기업의 그 충격을 어느정도 견뎌낼 수 있느냐를 잘 따져 보아야한다. 너무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악성 경기침체가 온다면 교각살우의 회한을 남길 수 있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변수를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려야한다는 잘못된 도그마에서 벗어나 필요가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