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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또 불발 "충격 없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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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또 불발 "충격 없다" 과연?

김대호 경제읽기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득과 실  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호 경제읽기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득과 실
코스피 코스닥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또 불발됐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가뜩이나 셀 코리아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 실패가 코스피와 코스닥에 또 하나의 부담이 될 수 있다.

MSCI는 최근 2022년 시장 분류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한국의 지수 관련 변경 사항은 없었다. 규정상 선진국 지수 편입에 편입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 즉 워치리스트에 1년 이상 올라 있어야 한다. 이번에 후보군에 들지 못하으로써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시도는 내년 6월로 넘어갔다. 만약 내년 6월 후보군에 들어가면 그 다음해인 2024년 6월에 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될 수 있다. 실제편입은 2025년 6월에 가능하다. 이는 내년이후 모든 절차가 우리 뜻대로 되어나갈 때 가능한 최선의 스토리이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빨라야 2025년 6월 이후에나 선진국 지수 편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MSCI는 통상 시장 재분류에 앞서 시장 접근성 평가를 한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아아 지수 상향조정의 가능서이 있다. 불행하게도 MSCI는 한달전 발표한 시장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에 비판적 평가를 날렸다. 당시 MSCI는 한국 증시에 대해 ▲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영문 자료 등 정보 접근성이 부족 하고 ▲ 코스피200·코스닥150 기업 대상 제한적 공매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 역내외 외환시장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장 재분류를 위한 사전 평가 성격인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를 고려할 때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은 이미 불발이 예고되고 있었다고 할수 있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c.)는 각국의 주식시장을 선진국 또는 개도국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국가는 명실상부한 ‘선진 주식시장’으로 인정받는다. 글로벌 펀드들이 이 지수를 참고해 투자하기 때문에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이 되면 글로벌 자금 유입액도 그만큼 많아진다.한국은 신흥국 지수 그룹에 속해있다. 브라질, 체코, 그리스, 중국, 인도, 그리고 대만도 이 그룹이다.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선진국 지수 편입문턱까지 갔으나 최종 편입은 실패했다. 그러다가 2014년에 아예 관찰리스트에서 조차 빠졌다. 한국은 이후 2015년부터 선진국지수 편입을 노려왔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시절인 2021년 11월 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IR) 자리에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재추진이 시도됐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옳은 결정”이라고 힘을 실었다. 그 때부터 문재인 정부는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 증시가 선진국그룹으로 분류되어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그 규모와 위상 면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와있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세계 13위이다. 거래 대금은 세계 4위이다. 규모 면에서는 선진시장에 속하는 싱가포르·벨기에·오스트리아 등 보다 월등히 크다. 거시 경제의 펀더멘털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높다. 한국의 수출은 세계 7위, 교역은 세계 9위 그리고 국내총생산 규모는 세계 10위에 올라 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I)도 세계은행 고소득국가 기준인 1만2376달러의 2.6배 규모이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으로 ‘Aa2등급’이다. 일본의 A1등급보다도 더 높다.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이 안되어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매년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보고서에서 한국을 39개국이 포함된 ‘선진 경제권(Advanced Economies)’으로 분류하고 있다. 선진국으로 뷴류하고 있는 것이다. 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을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과 함께 ‘고소득(high income) 국가’로 구분한다. S&P(2008년), FTSE(2009년) 등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들도 오래전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포함시켰다. 유독 MSCI만이 한국을 신흥국으로 보고 있다. 속상한 일이다.

한국 증시가 신흥국에 머물러 있으면 손해다. 글로벌 ‘큰 손’ 투자자들은 신흥국 증시를 흔히 ‘고위험·고수익’ 시장으로 생각한다. 이 때문에 신흥국 증시에서는 투자 자금이 급격하게 유입되거나 유출되는 경우가 잦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 금리인상을 할때 신흥국 증시가 특히 많이 떨어진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신흥국 지수라느 이유로 더 많이 떨어진다. 한국 증시에 새겨진 신흥국 지수라는 주홍 글씨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브렉시트 같은 대형 악재가 발생했을 때 한국증시는 다른 선진국 지수보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주식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고 금융시장 안정 효과를 내는 데에 꼭 필요한 통과의례로 볼 수 있다. .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주가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선진국 시장과 신흥국 시장은 밸류에이션에서 큰 차이가 난다. 밸류에이션이란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말한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된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내외이다. 신흥국 지수 포함 세계증시 평균 PER은 14배였다. PER이 높다는 건 똑 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주가다 더 높다는 얘기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우리가 MSCI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 있지 못한 데서 생겨난 비극이다.

MSCI는 선진국으로 분류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왜 번번히 거절하는 것일까? MSCI는 1년에 네번씩 주가 지수를 리 밸런싱한다. 매년 5월과 11월에 반기 리뷰 그리고 2월과 8월에는 분기 리뷰를 진행한다. 이때 MSCI 지수에 새롭게 편입할 종목과 제외할 종목을 결정한다. 어떤 나라를 선진국·신흥국 중 어디에 포함시킬 지는 해마다 5~6월께 진행하는 ‘연례 시장 분류 리뷰’에서 판단한다. 시장 분류의 판단 기준으로는 경제 발전 정도, 주식시장 규모 및 유동성 조건 그리고 시장 접근성을 본다. 경제 발전 정도, 주식시장 규모 및 유동성 조건에서는 한국이 이미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고 있다. 문제는 정성적 평가로 이루어지는 시장 접근성이다. 시장접근성이란 외국인들이 해당 국가 증시에 얼마나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한국은 해마다 이 MSCI ‘시장접근성’ 기준 하위 여섯 가지 항목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한국이 시장접근성에서 낙제점을 받은 구체적인 사유는 첫째 역외 현물환 시장의 부재, 둘째 영문공시 자료 부족 및 배당락일 이후 배당금 결정 셋째 경직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넷째 계좌별 거래내역 신고 규정 다섯째 장외거래 어려움 그리고 여섯째 시 데이터 사용 제한 등이다.

그중에서도 MSCI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대목이 역외 현물환 시장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주식평가 차익 뿐 아니라 환차익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한다. 투자한 주식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환차손이 더 크게 발생하면 결과적으로 손해가 된다. 이 손해를 막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입장에서는 언제든지 달러로 환전할 수 있는 외환시장의 존재 유무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지금 역내 현물환 시장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역내시장 마감 이후 자유롭게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할 수 있는 역외 현물환 거래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역외 현물환 시장이 생기면 환율에 대한 우리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되고 자칫 잘못하면 거시경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선진국지수 편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SCI는 최근 들어 공매도 규제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허용했다. 그러나 MSCI 모든 종목을 대산으로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은 입장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