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의견 간의 교환을 어떻게 촉진할 수 있을까요? 먼저, '의견'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시작부터 쉽지가 않습니다. 회의 참여자들이 의견을 많이 낼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한 가지를 꼭 명심해야 합니다.
회의에서 제시되는 의견에는 언제나 꼬리표가 따라붙습니다. 의견을 낸 사람의 이름표가 따라붙는겁니다. 그리고, 이 꼬리표는 다른 사람이 의견을 내는 것을방해합니다. 회의를 하다 보면 ‘다른 관점의 의견’을 내야 할 때가 있지만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다른 관점의의견’이 ‘반대 의견’으로비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이 마치 그 사람을 적대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사람들은 염려하게 됩니다. 결국 비슷한 결의 의견들만 더 나오게 되고 회의는 마치 모두가 동의한것처럼 마무리되고 맙니다. 이것이 모두 ‘꼬리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은 이 꼬리표를 자르는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발언자’가 아닌 ‘발언’에 집중할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꼬리표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바로, 회의 참여자들 간에 직급의 차이가 있고, 위계가 있다면 최상위 리더의의견은 가장 마지막에 물어봐야 합니다. 최상위 리더가 가장 마지막에 말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의 리더가 어떤 의견을 냈는데, 바로 다음 내 차례에 다른 의견을 내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아마엄청 ‘큰 용기’가 필요할 겁니다. 대부분 속으로 의견을 삼키게 됩니다.
세 번째 방법은 참여자 모두가 의견을 포스트잇에 동시에 작성하는 방법입니다. 발언을 하기전에 먼저 포스트잇에 의견을 작성할 시간을 줍니다. 이 시간 동안 참여자들은 누군가의 의견에도 휘둘리지않고 온전히 자신의 의견을 적어 내려갑니다. 모두 작성이 끝나면, 진행자가작성된 포스트잇을 수집합니다. 그 이후 개개인이 작성한 의견을 하나씩 들어 보면서 회의를 진행하면 됩니다.
회의에서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것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포스트잇과 같은 도구는 워크숍이나 교육에서나 사용하는 것으로 직장 내 회의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연한 회의 문화를 가진 조직일수록 실제로 포스트잇을 잘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포스트잇이라는 도구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구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포스트잇에 대해 가지고 있는고정관념의 문제입니다.
네 번째 방법은 소그룹으로 나눠서 대화하는 방식입니다. 그룹별로 의견을 교환하고 교환한내용을 텍스트로 정리합니다. 전체가 다시모였을 때는 텍스트로 정리된 것을 공유하기 때문에 작성된 텍스트의 내용이 누가 처음 낸 의견인지 다른 그룹에 있는 사람은 알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더 솔직한 의견의 교환이 가능해집니다.
여러 사람이 그룹으로 모여 무언가를 논의할 때 꼬리표를 자르는 사람이 되어 보세요. 꼬리표없는 의견들이 서로 교환될 때 우리는 비로소 더 솔직한 소통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솔직한소통을 통해서 우리는 개인보다 더 똑똑한 그룹이 될 수 있습니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