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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SG 경영의 새 지평 '꿀벌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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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SG 경영의 새 지평 '꿀벌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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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소미연 기자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겨울에만 국내에서 월동 중인 사육 꿀벌 약 78억마리가 실종되거나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체 수 급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가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상기후의 영향, 꿀벌응애(기생 해충) 및 말벌(천적)의 피해, 밀원수(먹이 제공 나무) 감소, 과도한 살충제 사용이 현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꿀벌을 어떻게 지켜내느냐가 우리 모두의 공통 과제로 부상했다. 그만큼 생태지표종으로서 꿀벌의 역할이 크다는 의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먹거리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가운데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꽃가루받이) 활동에 의존하며 결실을 맺는다. 즉, 꿀벌의 수분 활동이 없으면 인류의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기술 발달로 최악의 경우는 피할 수 있다. 최근엔 드론을 띄워 꽃가루를 뿌리는 인공 수분 방식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꿀벌의 생태계 회복이 중요한 것은 열매가 열리는 비율인 착과율이 높기 때문이다. 통상 일벌은 하루 40~50회 비행을 하며 꿀을 찾는다. 이 같은 화분매개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6조원으로 학계는 추산한다.

농작물의 수분 매개자 꿀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보호 대책에 있어선 전무한 게 사실이다. 2년 전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안이 통과됐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 전이다. 최근에서야 공익직불금 지급 방안에 검토가 시작됐다. 도리어 기업의 움직임이 빨랐다. 한화그룹의 탄소저감벌집 '솔라비하이브' 설치, LS그룹의 사내 연수원 부지 내 양봉 장소 제공, LG생활건강의 울산 온산공단 지역 내 꿀벌 공원 조성 등이 일례다.
마침 기업의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경영과 이른바 '꿀벌 살리기' 사업이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들의 참여 확대가 기대될 만하다. 꿀벌은 유엔이 선정한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17개 항목 가운데 기후변화와 대응을 포함해 기아 종식, 육상생태계 보존 등 15개 항목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결국 기업의 관심이 ESG 경영 트렌드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꿀벌과 함께하는 기업들의 달콤한 동행을 응원한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