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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재용 부회장이 점 찍은 10조원 신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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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재용 부회장이 점 찍은 10조원 신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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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산업부장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 텔레비전(TV) 세계 1위.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1위 품목 5개 모두 삼성전자가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의 위상은 변함이 없으나 경쟁사로부터 끊임없이 추격을 받는 삼성전자는 신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떻게 신사업을 추진할까? 지난해 발간한 ‘삼성페이 이야기’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대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책에서 발췌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삼성이 신규로 진입하는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가 10조원은 되어야 한다. 어떤 시장의 10%를 점유했을 때 1조원의 매출 규모가 달성되어야 신규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산업의 규모가 10조원이라는 것은 그 산업이 새로운 분야가 아닐뿐더러, 이미 그 산업을 만들고 이끄는 선두 기업이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삼성의 신사업 기획이란 ‘이미 존재하는 산업 분야에 삼성이 새로운 주자로 들어가서 시장 규모를 더 키우고, 그 규모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삼성의 규모를 생각하면 필수적인 선택이다.

신사업 추진을 결정짓는 세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첫째, 삼성이 후발 주자로 시장에 진입했을 때, 제품과 유통망을 확보해서 최소한의 입지를 만들어 생존할 ‘기초 체력’을 갖추고 있는가? 둘째, 궁극적으로 선발 주자를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역량’이 삼성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가? 마지막으로, 그러한 기초 세력과 잠재력을 차별화 역량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시장의 ‘변곡점’이 실질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가? 그런 변곡점을 객관적으로 전망하고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환에 대비할 수 있는지가 신사업 추진 의사결정의 핵심이다.
특허 기술이나 원가 혁신처럼 그 자체로 남들과 차별될 수 있는 요인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전의 시장 환경에서는 일반 역량에 불과하던 것이 독보적인 역량으로 활용될 수 있는 변화의 순간을 감지하고, 그 잠재력의 발현을 준비하는 능력이다. 텔레비전 제조업을 예로 들 수 있다. 텔레비전 제조업은 오래전부터 준비했고, 여기서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선두 주자를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텔레비전 산업이 아날로그 전송 방식에서 디지털 전송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삼성전자는 그 시장 변화에 맞춰 경쟁사들은 보유하지 못한 삼성전자만의 반도체 디지털 기술 역량으로 텔레비전 제품을 차별화했다. 시장의 변곡점을 기회로 변화를 주도하고, 후발 주자에서 선두 주자로 탈바꿈했던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15일부터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시작했다. 아직 재판이 남아 있으나 경영 입문 31년, 법적 소송에 휘말린 2015년 이후 8년 만에 구속에서 풀려났다. 회장 승진을 통한 실질적인 총수 등극. 기 발표한 450조원 투자 계획의 원활한 추진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그가 가장 해야 할 일은 삼성의 미래를 그리는 것이다. 창업 회장과 선대회장이 그래왔듯이 이 부회장의 역할은 삼성의 미래인 ‘뉴 삼성’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와 태양광, 바이오 등은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부터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제 그가 발해야 할 일은 지금껏 삼성이 경험하지 못했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것을 생각하고 검토했을 것이다. 현재 10조원의 시장 규모를 갖춘 사업 가운데 이 부회장의 눈에 들어온 분야는 어디일까? 그리고 이 시장에 참가한다면 어떤 차별화 역량을 구사해 선두 기업이 미처 보지 못한 시장의 숨겨진 잠재력을 끌어내어 승자가 되려고 할 것인지 궁금하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