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의식한 듯 옴니아2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오늘날까지 인터넷 밈(meme)으로 떠돌던 옴니아2의 마케팅은 아이폰보다 우월한 일부 기능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로 외장 메모리와 DMB 지원, 탈착식 배터리 등이다. 지금도 아이폰 이용자뿐 아니라 갤럭시 이용자들도 이런 마케팅 전략을 보면 코웃음을 친다.
오늘날 갤럭시 스마트폰의 통화녹음 기능을 보면 가끔 옴니아2의 DMB가 떠오른다. 사소한 차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제품을 구매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통화녹음은 실생활에서 꽤 유용하게 쓰이는 기능이다. 하지만 아이폰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하면서 오랜 시간 서로를 참고해왔다. 애플은 오랫동안 고집하던 4인치 디스플레이를 버리고 대화면으로 전환했으며 삼성전자는 이어폰 단자를 없앴다. 특허 분쟁으로 수년간 치고받고 싸웠지만 결국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두 스마트폰은 닮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통화녹음이 갤럭시만의 절대적인 무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통화녹음을 금지하는 법이 생기더라도 그것이 갤럭시의 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마치 DMB처럼, 어떤 기능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도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를 찾아내고 그것에 부응하는 게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