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수첩] 무력해진 구글·애플 '갑질 방지법', 개발자들은 괴롭다

글로벌이코노믹

오피니언

공유
0

[기자수첩] 무력해진 구글·애플 '갑질 방지법', 개발자들은 괴롭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이원용 기자
정부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자사 앱에서의 결제) 강제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해 시행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을 선포한지 1년이 흘렀다. 국내외의 많은 지지를 받으며 올 3월 실제 시행 됐지만, 앱스토어 운영사로서 양사가 보유한 독점적 지위와 '갑질' 행보에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다.

구글은 '갑질 방지법'이 선포된 후인 지난해 12월, 게임을 넘어 다양한 앱 서비스에 인앱 결제를 도입하고 수수료를 부과하는 계획을 그대로 실행했다. 제3자 결제 방식을 선택 가능하게 했지만 여기에도 최대 26%의 수수료를 붙여 사실상 '갑질 방지법'을 무력화했고 애플에서도 6월 들어 비슷한 정책을 실시했다.
최근 한국모바일게임협회(KMGA)는 애플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앱스토어 운영 과정에서 인앱 결제 시 30%의 수수료를 부과할 때 부가가치세를 계산에 포함, 실제로는 33%의 수수료를 매겼다는 것이다. 애플이 부당 징수한 금액은 지난 2015년부터 6년간 총 3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에 관해 "결제 수수료만 계산해봐도 부당 징수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었고 앱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들은 대부분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애플이라는 '슈퍼 갑'의 보복이 두려워 다들 속앓이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의 사정도 이런데 소규모 그룹·개인 단위 개발자들은 어떨까. 한 인디 게임 개발자는 "앱이 몇 차례나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갔는데, 구글에 정책 안내를 요구해도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아는 개발자들은 죄다 구글·애플 상대로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은 앱스토어 사업자가 '경제적 이익에 관해 불합리한 제한을 부과하는 행위', '모바일 콘텐츠 등록·갱신·점검을 거부·지연·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개발자들이 이러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 시행 반년 만에 유명무실해진 갑질 방지법을 보완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