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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스코에 다시 부는 정치권 외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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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스코에 다시 부는 정치권 외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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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열 산업부 기자
태풍 힌남노로 역대급 피해를 입은 포스코그룹에 정치권에 불어온 돌풍이 다시 휘몰아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통해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태풍 힌남노에 대한 대비태세 미흡에 대해 포스코그룹 경영진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서다. 자연재해로 발생한 피해를 정부가 민간기업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것이다.

재계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스런 분위기다. 다시 과거처럼 포스코에 관치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대일청구권 자금을 기반으로 설립된 포스코(당시 포항제철)는 국민주주 공모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 2000년 민간기업으로 거듭났다. 당시 초대 회장은 포스코 창립의 기틀을 잡았던 박태준 회장이 맡았다.

그러나 박태준 회장을 제외한 역대 최고경영자(CEO)들은 민간기업 대표이사 임에도 정권교체 때마다 정치권에서 시작된 외풍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 이구택, 정준양, 권오준 전 회장 등 역대 포스코그룹 회장들 중 연임 임기를 채운 이들이 단 한명도 없을 정도다. 이들은 대부분 정권 교체 이후 연임 기간 중에도 자진사퇴 형식으로 포스코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반면 최정우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포스코그룹 회장에 올라섰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최 회장은 포스코의 사령탑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외풍에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4월 포스코그룹은 직원들에게 "포스코는 완전한 민간기업"이라며 "국가와 국민에게 더 이상 빚은 없다"는 내용의 개인 이메일을 통해 보내기도 했다. 사실상 민간기업으로의 독립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최정우 회장 체제 이후 비철강 부문을 확대하며 미래먹거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복구에 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그룹에 다시 관치 바람이 불어 닥치면 다시 혼란이 찾아올까 우려된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