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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Z세대와 소통한다며 586세대식 접근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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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Z세대와 소통한다며 586세대식 접근 '눈살'

기업 경영진들에게 소통 경영·현장 경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이후 MZ세대 간담회·구내식당 방문 등 소통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어머니(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와 휴가를 보내며 잔소리를 들었다는 사적인 이야기를 풀며 MZ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성과는 경영자의 결심보다 50%가 운" 등 거침없는 답변으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건설사들도 이러한 대내외 소통 경영 흐름에 하나둘 합류하고 있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MZ세대 신입사원과 스탠딩 간담회를,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찾아가는 커피차'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ESG 성과를 위한 구색 맞추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직원들 앞에서 안전모를 쓴 대표·여직원에 초점을 맞춘 사진 등 식상한 방식에 대중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적극적으로 MZ세대와의 소통에 나서고 있는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입사원들과는 MZ세대 아이돌의 볼하트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또 자사 유튜브에서는 대우건설 캐릭터 인형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행어를 따라하고, 예능 '유퀴즈온더블럭'을 패러디한 '(대)우퀴즈'에 참여해 퀴즈를 푼다. 온갖 유행 요소들을 집어 넣었지만 정작 알맹이 없는 맹탕이라는 반응이다.
백 대표의 개인적인 내용으로 채워진 컨텐츠를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입주 후 하자보수 현장 이슈 등을 풀어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표의 개인사와 일방적인 홍보에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 직원과 대중이 얼마나 되겠는가.

진정성과 공감이 결여된 일방적인 소통은 역효과만 가져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특별한 것 없는 일상적인 내부 소통 과정을 굳이 외부에 노출할 필요가 없다"며 "특히 MZ세대와 함께하는 행사는 직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대중을 상대로 '소통도 경영도 잘하는 나'를 과시하기 위해 직원들을 조연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영진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산업2부 박상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산업2부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onp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