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1% 하락하며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9년 10개월 만에 최대폭의 하락으로, 2012년 12월 3일 기록했던 0.21% 낙폭을 거의 10년 만에 다시 기록한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란 100을 기준선으로, 그 이상이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100 이하인 경우 집을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5월 첫째 주부터 2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9월 셋째 주부터는 80선 아래로 떨어지며 그 하단을 쉽게 예단할 수 없게 하고 있다.
금리 인상의 부담에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거래 절벽을 넘어 거래 멸종이란 표현이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거래현황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367건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태에서 또 한차례 ‘빅스텝(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상하는 것)’이 단행될 경우 부동산 시장은 더욱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주택시장의 침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에서 기인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7%대에 근접한 데다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가 시행 중이어서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대출 한도는 축소되면서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늘어난 월세가 이제는 전세를 추월한 것도 세입자들의 부담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이는 현재의 주택 가격 수준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수요층들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쉽게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거래가 없다 보니 기존에 살던 집을 처분하지 못해 분양받은 신규 아파트를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살던 집이 처분되지 않아 중도금이나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값을 잡기 위해 만들어놓은 갖가지 규제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나 더 나은 집으로 갈아타려는 기회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의 전 재산이다시피 한 집 한 채의 가격이 안정적으로 지켜지면서 주거 이동도 자유로운 묘책을 이제는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 어떠한 정책도 시장을 이기는 경우는 없다.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다 가격만 올려놓았던 과거 정책들의 실패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 한다.
이상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rinebo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