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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카카오톡의 위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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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카카오톡의 위기관리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이미지 확대보기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카카오 전기실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그룹 서비스 장애로 인해 대한민국이 마비된 듯하다. 10월 15일 오후 3시19분 발생한 카카오의 화재로 인한 서비스 중단 상태가 3일째인 지금 일부 복구됐지만, 아직도 카카오 경영진은 언제쯤 정상 복구가 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우리 국민이 하루 5,000만 명 정도가 이용하는 국민 앱으로 성장했다. 카카오톡, 카카오 맵,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 T맵 등 16개 정도의 서비스 앱은 국민 한 사람이 최소 하루에 한 번 이상 사용하는 앱이 됐다.
더구나 카카오 앱을 통해 다른 앱에 접속하는 서비스까지 먹통이 되다 보니 카카오택시 같은 일부 업종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실장에서 장관 주재’로 격상해 사고 처리를 지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카카오의 완전한 복구 시점이 지연되는 걸까? 이 점에 대해 카카오톡의 위기관리 측면에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첫째, 카카오 그룹에 위기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2년 4월18일 오후 2시50분에서 7시까지 전력 장애로 4시간10분가량 멈춰 섰던 카카오의 지금과 유사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비슷한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1:29:300 법칙인 하인리히 법칙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히 큰 사건을 경험했음에도 대비책이 미흡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로 인해 네이버 등 다른 앱으로 갈아타는 고객들로 인해 카카오 자신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1:29:300인 하인리히 법칙은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 300건의 가벼운 징후가 나타난다는 것이고, 29건의 가벼운 사고가 발생했다는 통계적인 연구의 결과다.

둘째,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법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카카오는 데이터를 4군데로 분산 처리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판교에 서버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 서버로 신속하게 전환하지 못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컴퓨터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람은 백업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에서 분산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은 일반인으로서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셋째, 카카오 대표의 사과문 발표가 사고 발생 후 8시간11분 만에 발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거나, 있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지금처럼 초연결 시대에 8시간11분 만에 사과문 발표라는 것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불안해하는 국민을 위한 예의도 아니다.

이처럼 기업에 위기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위기는 기회란 말이 있다. 특히 이번 카카오 사례처럼 사전에 데이터 분산 처리만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빨리 복구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라고 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항상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항상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특히 장비가 중요한 기업은 사전 점검 시스템을 통하여 사전에 충분히 사고를 예방함은 물론, 분산시스템을 구축하여 돌발상황에 대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의 카카오 사례처럼 사전 징후 없이 위기가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업은 작은 징후에서 큰 징조를 발견하고 이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