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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대화의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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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대화의 소재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이미지 확대보기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명확하고 생산적인 대화가 오고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대화의 소재이다. 대화의 소재는 주로 우리가 왜 대화를 나누는지 알려준다. 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는 신선한 재료가 빠짐없이 잘 준비되어야 하는 것처럼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특히나 복잡도가 높고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일과 관련된 대화에서 대화의 소재를 잘 준비하는 것의 중요성은 높아진다.

첫째, 대화의 소재를 준비할 때는 먼저 대화의 주제가 3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집중력을 높여 대화를 제시간에 끝내기 위함이다. 사람들의 에너지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다. 특히나, 바쁜 업무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대화에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없다. 아무리 유의미한 대화라도 너무 긴 시간 진행된다면 사람들의 몰입도는 떨어지고,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개인의 업무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주제의 개수는 사람들이 원활하게 집중하고 사고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중에 나와 있는 커뮤니케이션 책들을 보면 간혹 회의 시간은 짧을수록 좋고, 또 제한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꽤 있다. 60분 혹은 30분 안에 회의를 마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회의의 핵심은 ‘시간’이 아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60분을 넘어선다고 꼭 줄여야 하는 대화인 것은 아니다. 회의의 핵심은 ‘목표 달성’이다. 때로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모든 정답은 효율적으로 도출되기 어려운 법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달성해야 하는 것을 위해서는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깊게 한 대화에 머물러야 할 때가 있다.

소요되는 시간이 핵심은 아니지만 그래도 권해 드리고 싶은 것은 시간을 제한한 상태에서 대화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제한된 시간 안에 다룰 수 있는 최소한의 안건만 선정하는 것이다. 시간을 제한하면 추진력이 더해져 집중도가 높아진다.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우리의 두뇌가 더 빠르게 돌아가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둘째, 대화의 소재는 과거, 현재, 미래의 다양한 시점의 내용을 다뤄야 한다. 다양한 시점의 소재를 준비하면 대화를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
먼저 ‘과거 시점의 소재’란 정확하게 말해서 과거에 논의가 끝나지 않아 의사결정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항목을 말한다. 대부분 지난 대화에 이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결정됐거나 새로운 정보 혹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사항이다. 하지만 한 대화에서 이러한 과거 시점의 주제가 1개를 넘는 것은 옳지 않다. 과거 시점의 항목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은 과거의 대화들이 효율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미래 시점의 소재’란 향후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항들을 말한다. 이러한 사항들은 논의가 필요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사전에 미리 다루는 것이 좋다. 의사결정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하게 안건을 다루다 보면 모든 사항을 점검해 보지 못한 채로 급하게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된다. 그 결과, 더 좋은 아이디어가 의사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번 대화에서 무조건 결론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시일을 충분히 남겨둔 상태에서 해당 주제에 대해 편하게 논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이 간단한 법칙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회의 참여자들의 창의성(Creativity)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보다 좋은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면, 먼저 대화의 소재를 내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점검하자. 다양하면서도 명확한 대화의 소재가 우리의 대화를 조금 더 가치 있는 색다른 대화로 만들어 줄 것이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