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이 열렸다. 국제기능올림픽은 정보기술 분야 7개 직종 등 35개국 133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그야말로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 성큼성큼 다가가는 모습을 가시적으로 볼 수 있던 순간이었다. 이날 이 부회장은 한국선수들의 금메달에 기분이 너무 좋다며 '젊은 기술 인재'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수상자로 호명된 한 외국 선수가 목발을 짚고 걸어와 높은 계단 앞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계단을 오르기 위해 엎드렸다. 그 선수는 다시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로 뒤로 기어 내려와야 했다.
21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는 고용노동부와 개회 한국위원회가 주관했다. 폐회식에는 참가한 나라 수만큼 다양한 선수들이 참석했고 그중 휠체어를 탄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높은 단상은 그들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
기능올림픽의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했다. 그러나 장애인 수상자들에게는 단상이라는 더 높은 장애물이 하나 더 있었다. 시상식 단상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가는 곳으로 오직 수상자들만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동등하게 경쟁했던 장애인 수상자들은 주최 측의 무심한 대응에 홀로 더 '난관'을 겪어야 했다.
기술로 경쟁하는 기능올림픽은 '올림픽'이란 단어 그 자체로 다양함을 극복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자는 쿠베르탱의 '올림픽 정신'이 깃들어 있다. 하지만 이번 기능올림픽에는 기술만 보였을 뿐,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올림픽 정신은 느껴지지 않았다. '올림픽'이란 말이 무색해지는 이유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