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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물가에 커지는 자영업자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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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물가에 커지는 자영업자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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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경제부 안희진 기자
“10년 넘게 장사하면서 가격인상한 적이 없습니다. 코로나 이후 직원 없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더 견디기 힘들어 조만간 메뉴 가격을 올릴 예정입니다.”

경기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의 하소연이다. 와플,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원재료 가격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1L당 49원 인상하기로 하면서 유제품과 관련 제품 가격의 줄인상이 우려된다.
우유 가격은 지난해 원유 가격이 1L당 21원 오르면서 150~200원 오른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우유 가격은 500원 정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1L당 2700원대인 우유 가격은 3000원을 넘어서게 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타격이 크다. 커피와 베이커리, 디저트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만큼 우유 가격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에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에서는 우유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원재료 가격 부담은 우유에 한정되지 않는다. 식료품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브런치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연어 가격이 전보다 1만~2만원 단위로 오르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주재료인 생과일 가격이 5만원 단위로 증가했다. 과일뿐만 아니라 모든 식료품 가격이 오르자 견디기 어려워 결국 브런치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앞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7%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정부가 내세웠던 10월 물가정점론이 무색해진 실정이다. 이는 소비자들도 느끼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월간소비자 10호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효과에 대해 ‘체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내년 1월까지 5%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밀크플레이션' 발생까지 우려되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업계에 흰 우유 가격 인상폭을 낮추고, 가공 우유는 추가적인 인상을 자제하는 등의 요청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는 정부가 반복해온 레퍼토리다. 또 물가 안정을 기업에 떠넘기는 꼼수로 비칠 수 있다. 고물가 고착화를 멈추기 위한 정부의 뾰족한 대안이 필요한 때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