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이자 뉴욕증시 상장업체인 코인베이스는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코인 크로노스가 급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립토닷컴은 거래량 기준 글로벌 15위권의 가상화폐 거래소이다. 크로노스의 이날 급락은 크립토닷컴 계좌에서 32만 개의 이더리움이 비슷한 규모의 게이트아이오 거래소로 송금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에 이전된 양은 크립토닷컴이 보유한 이더리움 보유량의 80%를 넘는다. 이와관련 크리스 마잘렉 크립토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른 계좌로 자금이 잘못 송금됐다"며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트아이오에서 4억 달러(5천200억 원)의 이더리움을 회수했다"며 이더리움 32만 개가 오프라인 지갑인 새로운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에 옮겨질 예정이었지만, 외부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바하마 당국이 파산 위기에 몰린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위법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바하마 경찰은 특별 성명을 내고 "FTX의 붕괴와 'FTX 디지털 마켓'의 잠정 청산에 대해 금융범죄수사과 조사팀이 바하마 증권위원회와 긴밀히 공조해 위법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하마는 FTX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FTX 디지털 마켓'은 바하마에서 코인 거래를 중개하는 FTX의 자회사다.
대규모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상화폐 거래소 FTX는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 부채가 최대 66조원에 달해 FTX의 이번 파산 신청은 가상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FTX는 트위터 성명에서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인계의 JP 모건'으로 불린 30살 갑부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물러났고. 존 J. 레이 3세가 FTX 그룹 CEO를 물려받아 파산 절차를 진행한다.
미국 파산법의 챕터 11은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이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파산보호 신청 대상에는 FTX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알라메다 리서치 등 전세계 130여 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가상화폐는 파산법에 따라 보호되지 않아 구제금융 지원이 별도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이 FTX에 맡긴 돈을 거의 날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증시에서는 FTX 파산 신청 이후 코인업체의 연쇄 유동성 위기와 기관 투자자들의 잠재적 손실 규모에 주목하며 '코인판 리먼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곳에 돈이 물린 투자자는 캐나다 교사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미국 헤지펀드 등으로 광범위하다. FTX 파산 신청 소식이 전해진 뒤 가상화폐 시장은 연일 출렁거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