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여 무언가를 논의해야 할 때가 많다. 특정 목표를 위해 프로젝트 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때 구성된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역량이 중요할 수 있다. 그런데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도 문제가 생긴다. 경영학자 메러디스 벨빈은 이와 같은 현상을 아폴로 신드롬(Apollo syndrome)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서 오히려 성과가 낮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아폴로 신드롬을 통해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때로는 구성원의 역량 수준보다 역량 간의 균형이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팀이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필요한 여러 역할들이 존재하는데, 각 역할들을 제대로 책임질 수 있는 역량 있는 구성원이 필요한 것이다. 단순히 일을 할 수 있는 많은 구성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많은 팀원의 수이다. 인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역할 간의 충돌과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인원이 많아지면 방관자가 나타난다. 방관자는 팀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낮지만, 팀의 성과는 함께 누리고자 하는 욕심은 크다. 방관자가 퍼트리는 바이러스는 팀의 전체 분위기를 해친다. 방관자의 몫을 대신해서 더 많이 일하는 팀원들의 불만은 커져간다. 개인의 책임과 역할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보상을 받게 되면 팀을 위해 더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조직에는 방관하는 참관자가 아닌 참여자가 필요하다. 인원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참여자가 아닌 참관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것이 바로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이다. 링겔만 효과란 '어떤 집단에 속하는 구성원의 개인별 집단 공헌도가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점점 낮아지는 경향'을 의미한다. 링겔만 효과를 증명한 실험이 있다. 줄다리기 장면을 상상해 보자. 1 대 1로 줄다리기를 한다면 사람들은 가진 힘의 몇 퍼센트를 쓸 수 있을까? 아마도 가진 힘의 100%를 낼 것이다. 그렇다면, 1 대 1의 줄다리기가 2 대 2가 되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보통 93%의 힘을 낸다고 한다. 3 대 3이 되면 85%의 힘을 낸다. 만약 이 줄다리기가 8 대 8이 되면 어떻게 될까? 49%까지 떨어진다. 이런 현상을 링겔만 효과 혹은 방관자 효과라고 한다. '이만큼만 힘을 내야지'라고 의도한 것이 아니다.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공헌해야겠다는 의지가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것이다.
조직에서 특정 목표를 위해 만들어진 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팀에서 무언가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인원수가 많아질수록 참여자들은 "이 회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내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덜 느끼게 된다. "내가 이 회의에 기여해야겠다"는 의지도 낮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이 100에 가까운 힘을 내게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람으로만 참석자를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집단의 현명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집단을 이루는 구성원이 누가 되어야 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애플이라는 기업에서 강조하는 '소수의 똑똑한 그룹(Small Groups of Smart People)'을 기억해야 한다.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로만 팀을 구성하자. 팀 안의 구성원들 간 역할과 균형을 고려하자. 팀의 규모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하자. 그것이 우리가 집단으로도 현명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