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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실행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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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실행이 없는 이유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이미지 확대보기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
연말과 연초가 되면 조직은 1년 농사 계획을 세운다.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사업계획서를 세우거나 개인별 과업 및 목표를 세분화하는 것이 보통이다. 수많은 계획 중 일부는 실제로 실행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계획 중 일부는 계획이 변동된다. 그리고 수많은 계획 중 대부분은 계획에 머문다.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고 문서에 머무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목적과 목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논의를 시작한다. 모이기는 했지만 무엇을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하는지 모른다. 논지 없는 의견이 난무하는 회의가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논의에서는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정은 그 이후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행 계획의 목적과 목표가 명확하다고 꼭 실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실행자들의 내적 동기나 그들의 실행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요인을 잘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마지못해 동의했을 수 있다. 이 경우 실행으로 옮기는 내적 동기가 낮을 수밖에 없다. 또한 외적 영향으로 인해 실행자 개인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닐 수도 있다.

이 문제의 경우에는 리더가 실행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업무 실행을 지원한다는 것은 구성원이 업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도움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과거 경험에 비춰보거나,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생각할 때는 쉽게 해결될 만한 일이지만 구성원 입장에서는 전개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게 된다. 유관 부서의 부족한 지원, 의뢰인의 터무니없는 요구,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시간의 부족, 심지어 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는 선배나 고객, 수면 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미묘한 갈등 등 업무를 방해하는 요인들이 많다. 이때 할 수 있는 행동은 크게 세 가지이다.
먼저, 실행자의 업무 실행 과정을 관심 있게 모니터해야 한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전제로 그들 자신이 업무를 실행하는 데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다음 개인차를 고려한 실행자의 실행력 극대화를 위해 필요한 적재적소의 자원을 적시에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가적인 일이나 헛일을 제거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 세 가지 행동을 통해 리더가 구성원의 실행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리더가 구성원의 실행을 지원한다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가 만들어진 이후 리더와 구성원의 대화는 ‘평가’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평가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한탄에 그칠 수 있다. 아무리 리더가 공정한 평가를 한다고 노력해도 구성원은 만족하지 못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느낄 여지가 너무나 많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 조금 달라진다. 리더는 실행계획에 명시된 책임담당자가 잘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진행 사항에 대해 건설적인 피드백을 줘야 한다. 행동 강화를 위한 피드백과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예로 들 수 있다. 잘 실행하는 부분은 강화하여 지속성을 촉진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파악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리더가 실행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피드백을 통한 지원을 적시에, 구체적으로, 진지하고 균형 있게 제시한다면 계획은 더 나은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지 계획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어떻게 우리가 더 많이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를 논의하고 실행 지원 방안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계획은 조직에 더 많은 생동감과 에너지를 선사할 것이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