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 공중기동사령부의 마이클 미니헌 사령관은 장병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과 중국이 "2025년에 대만에서 싸울 것 같은 직감"이라며 미·중 간 잠재적 충돌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이다. 미국 공군 4성 장군이 중국의 대만 침공 및 미국과 중국의 전쟁을 경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화당 소속인 하원 외교위의 마이클 매콜 위원장(텍사스주)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나는 그가 틀렸기를 바라지만, 불운하게도 그가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콜 위원장은 중국이 대만과의 재통일을 무척 원한다고 설명하면서 2024년 초 예정된 대만 선거에 중국이 영향을 미침으로써 대만의 중국 본토 귀속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그들(중국)이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군사적인 침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다.
톈궁3은 유사시 중국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된 고고도 대공 미사일이다. 최고 고도 45㎞까지 요격이 가능하다. 기동형 중거리 3차원 위상배열 사격통제 레이더를 이용하면 반경 400㎞ 내 15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 및 추적하고, 9~24개의 목표물에 대해 동시 타격이 가능하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공군의 병력 조정은 모두 적의 정세와 방어작전의 수요에 따라 주도면밀한 완벽한 계획으로 국가 안보를 확보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군용기 53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 공역에 진입, 대만의 방공망을 테스트하고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 전략적인 이슈를 연구하는 싱크탱크이다. 1962년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낸 데이비드 앱시러가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를 본떠 만들었다. 국제안보, 정치, 경제 및 경영에 관한 정책을 초당적인 입장에서 심도 있게 건의하는 것으로 이름이 높다. 학계보다는 정책결정에 직접 참여했던 정부 인사들이 상당수 소속돼 있다. 대외정책 전문가의 대부 격인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도 이 연구소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CSIS는 이 보고서에서 대만 침공 개전 초기 중국이 대만의 주요 군사기지에 공습을 가하는 한편, 해군력을 대거 동원해 대만을 포위·봉쇄하려고 할 것으로 봤다. 미국 및 참전국들이 중국의 해군력 결집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가 승패를 가름할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중국의 북양함대 및 동양함대의 남진이 변수이다. 중국 칭다오와 딩하이에 사령부를 두고 있는 이들 함대가 신속하게 대만해협에 투입되면 중국이 승리할 수도 있다.
한국은 이들 함대와 가장 가까운 미국의 동맹국이다. 오산의 공군기지와 군산 공군기지에 있는 미국 공군력이 이들 함대의 남하를 견제·저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국이 제주해군기지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 7함대 작전참모와 주한 미 해군 선임장교를 지낸 서치타는 현역 시절이었던 2013년에 쓴 '제주해군기지: 동북아의 함의'라는 보고서에서 “대만해협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하는 미국 함정과 잠수함, 그리고 항공모함은 남쪽으로 향하는 중국의 북양함대를 막을 수 있다. 또 중국 동양함대의 측면을 공격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라고 분석했다.
CSIS 보고서는 육로가 열려 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모델”과 달리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대만에 군수 지원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이 지점에서도 연루 위험이 있다. 대만 전쟁 시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전쟁에 연루될 위험이 매우 크다. 미국이 주한미군이나 역외 군사력을 한국에 전개해 대만 전쟁에 투입하면 중국도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주한미군 기지나 제주해군기지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 우리 영토를 공격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한-중 간 무력충돌로 비화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중·조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에는 자동 개입 조항까지 있다. 북한은 지정학적으로도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견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대만 전쟁 시 북한의 선택도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문제가 ‘바다 건너 불’이 아니라는 뜻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