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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의 섣부른 예측과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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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의 섣부른 예측과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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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체계가 일반 의료체계로 전환될 시기를 올해 10월, 11월 정도로 예상한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올해 안에 코로나19 의료체계가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의료체계가 전환되면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감은 감염돼도 자가격리가 의무가 아니며 코로나19처럼 독립적인 병상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 감염을 확인한 병원만 방역당국에 신고하면 된다.
또 정 위원장은 의료체계 전환의 조건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하고 국내의 위기 단계를 조정할 수 있을 때 격리의무 조정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WHO는 코로나19가 공중보건 체계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전염병으로 남아 있다며 PHEIC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중대본은 '코로나19는 아직 사라진 위험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자문기구와 따로 노는 모습을 보여줬다.

의학계에서도 올해 안에 코로나19 의료체계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격리의무 조정이나 의료체계 전환 등의 조치가 시행되려면 현재 감염병 2등급인 코로나19를 감염병 4등급까지 내려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를 4등급으로 내리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낮은 백신 접종률'이 있다.
백신 접종률을 살피면 1차와 2차 접종률은 각각 87.59%와 86.77%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지만 동절기 접종률은 3일 기준 고작 12.06%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고령층의 접종률을 살펴보면 70~79세, 80세의 접종률은 40.5%와 41.9%로 1차, 2차 접종률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60대는 23.7%로 고령층 중 가장 낮았다. 이런 상태에서 의료체계를 전환하면 대규모 유행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악의 경우 사망자도 폭증할 수 있다.

동절기 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코로나19 백신에 맞아도 걸린다는 점과 코로나19가 백신 부작용보다 아프지 않다는 정보가 공유된 결과로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방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은 코로나19 백신이 필요하다. 지금 사용되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제제는 긴급한 코로나19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긴급하게 승인됐다. 코로나19 중증화 예방효과를 지니고 있지만 투약 후 임상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각국에서 발견됐다. 이에 대한 반발감 때문에 접종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백신이 필요한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맞는 독감 백신 수준으로 개발되려면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효과 좋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지금의 화이자·모더나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백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언제 나올지는 미지수다. 특히 코로나19는 변이가 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개발이 더욱 어렵다. 하지만 국내외 제약사들이 백신을 꾸준히 개발 중이라 변이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백신을 최대한 빨리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글로벌 시장을 꾸준히 파악하면서 국내에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개발 상황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백신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하고 국내 유통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준비가 완료된 다음 정부 관계자가 직접 "의료체계 전환 후의 상황을 위한 모든 준비를 갖췄으며 향후 상황에 따라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전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아무런 준비 없이 예측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