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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그룹 中시장 재진입, 가성비 공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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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그룹 中시장 재진입, 가성비 공략 가능?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사업을 물리느냐 마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현대차그룹 이야기다. 한동안 깔끔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사드 보복 사태를 시작으로 맥을 못 춘 현대차와 기아는 이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질 참이다. 그런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얼마 전 기아는 E-GMP로 내놓는 두 번째, 현대차그룹에서는 네 번째 순수전기차 모델 ‘EV5’를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통상 세계 첫 공개라고 하는 ‘월드 프리미어’ 신차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더구나 타국에서 이런 신차를 공개하는 것은 그 시장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뜻하기도 한다.
중국 시장은, 현대차가 토요타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여기서 물러난다면 수포자(수학 포기한 입시생)로 낙인찍힌다.

하지만 입장을 한번 바꿔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요즘 물 만난 물고기와도 다름이 없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수출 2위에 올랐고, 특히 전기차 비중도 놀라웠다. 정작 먼저 탄소중립을 외쳤던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거친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나섰다. 반도체 등에 속내가 있는 IRA도, 원자재를 빌미로 한 CRMA도 모두 중국 견제 수단으로 꺼내든 카드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되레 자유무역을 강조할 수 있다. 미국이 약소국을 영향권에 넣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써왔던 방법이다. 우리 기업에게 대문은 열린 셈이지만, 걸림돌이 있다. 값싼 전기차의 경쟁력을 예로 들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요즘 고부가가치 상품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 결국 EV5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에 도달한다.

BYD, 길리, 상하이차 등과 같은 중국차 브랜드는 가성비로 이미 우리 기업들을 앞질렀다. 물론 기술력도 상당 수준에 올랐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홀대받던 시대는 이제 옛날이야기다.

우리도 반도체, 배터리, 원자재 등 기본 요건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남은 건 어떤 작전이 필요한지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