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아는 E-GMP로 내놓는 두 번째, 현대차그룹에서는 네 번째 순수전기차 모델 ‘EV5’를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통상 세계 첫 공개라고 하는 ‘월드 프리미어’ 신차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더구나 타국에서 이런 신차를 공개하는 것은 그 시장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입장을 한번 바꿔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요즘 물 만난 물고기와도 다름이 없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수출 2위에 올랐고, 특히 전기차 비중도 놀라웠다. 정작 먼저 탄소중립을 외쳤던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거친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나섰다. 반도체 등에 속내가 있는 IRA도, 원자재를 빌미로 한 CRMA도 모두 중국 견제 수단으로 꺼내든 카드로 볼 수밖에 없다.
BYD, 길리, 상하이차 등과 같은 중국차 브랜드는 가성비로 이미 우리 기업들을 앞질렀다. 물론 기술력도 상당 수준에 올랐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홀대받던 시대는 이제 옛날이야기다.
우리도 반도체, 배터리, 원자재 등 기본 요건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남은 건 어떤 작전이 필요한지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