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국제유가의 급등 속에 요동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그리고 나스닥지수 모두 불안한 모습이다. 특히 나스닥 기술주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금리인상의 공포로 요동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원유 깜짝 감산 소식에 따른 금융시장 파장을 주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주말 간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일방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는 약 일 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가 끝내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내렸다. 테슬라의 지난 1분기 차량 인도량이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예상을 소폭 하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에너지 관련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 마라톤 오일,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그리고 할리버튼, APA의 주가도 오름세다.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JP모건으로부터의 '매수' 투자 의견을 받았다. 격투기 대회 UFC를 소유한 인데버 그룹과의 합병을 발표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 기업 WWE의 주가는 하락했다.
JP모건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미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5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악의 수치다. 3월 PMI는 '50'을 하회하며 제조업 업황이 위축 국면에 빠져 있음을 시사했다. S&P글로벌의 미국 3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49.2를 기록했다. 3월 PMI는 전월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업황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산유국들의 ‘깜짝 감산’을 주도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 것은 물론 미국과 사우디 간의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급등했다. 아울러 예상하지 못한 유가 변수로 인해 다음 달 통화정책 방향을 설계해야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백악관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산유국들의) 감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이 일일 116만 배럴의 추가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달러 이상 오른 90달러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위기 우려로 지난달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지며 15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던 유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 전망치를 올해 말 배럴당 95달러, 내년 말 배럴당 100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번 감산 발표는 3일 예정된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를 앞두고 휴일에 불시에 이뤄졌다. 형식상 OPEC 차원의 공식 발표 없이 각 나라가 개별적으로 감산에 나선 모양새다. JMMC는 3일 화상회의 후 “자발적인 추가 생산량 조정은 원유 시장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예방 조치”라고 지지 입장을 내며 감산 계획을 엄격히 준수하라고 회원국들에 권고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발표를 주도한 것은 사우디와 러시아”라고 전했다. 실제 감산 규모를 봐도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각 50만 배럴씩 감산하고 나머지 산유국들이 이를 따르는 형태다. 이번 감산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경제 개혁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유가를 높게 유지해야 하는 사우디와 원유 수익이 절실한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사우디에 원유 증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사우디는 되레 감산을 주도하며 미국과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사우디가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원유 생산량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명확한 징후”라고 말했다.
'OPEC 플러스'(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이 2일(현지시간)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 통신은 내달부터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50만 배럴(bpd)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인 감산은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예방적으로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5월부터 연말까지 14만4천 bpd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도 하루 21만1천 bpd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쿠웨이트(12만8천 bpd), 오만(4만 bpd), 알제리(4만8천 bpd), 카자흐스탄(7만8천 bpd)도 자발적 감산에 동참했다.
산유국들의 잇단 감산 발표는 오는 3일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졌다. 지난 2월 OPEC+ 감시위원회는 하루 200만 배럴 감산 방침을 유지하라고 산유국들에 권고했다. OPEC+의 추가 감산 조치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사우디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OPEC+는 지난해 10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200만 bpd의 대규모 감산 계획을 발표했었다. 미국은 고물가를 잡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산유국들을 대상으로 증산을 요구해 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