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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다양성은 독인가 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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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다양성은 독인가 득인가?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수석 컨설턴트이미지 확대보기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수석 컨설턴트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맥킨지 리포트에 따르면 2015년에만 해도 거의 전무했던 DE&I 전문가가 2020년 기준 71% 이상 증가했다. 기업에서도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을 별도로 관리하는 전문가를 채용하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기업들의 채용 공고에는 항상 DE&I와 관련된 조항들이 실린다.

DE&I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비율, 인종의 비율을 맞추거나 필수적으로 장애를 가진 인력을 일부 고용하는 것이 아니다. 성별과 인종을 넘어 다양한 경험과 배경, 생각, 기술, 전문성을 가진 인력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기업이 DE&I를 관리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결국 비즈니스 혁신을 촉진하는 데 DE&I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 다양성이란 조직의 큰 강점이 될 수 있지만 조직에 문제를 야기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때에 따라 득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 ‘다양성’이다. 즉 ‘다양성’이 ‘포용성’으로 이어져야만 진정으로 조직이 기대하는 DE&I의 역할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조직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노력과 함께 조직의 포용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다양한 개개인들의 자아 인식 수준을 높이고 소속감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DE&I를 촉진하는 것은 결국 우리 조직 내부에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다양한 조직 구성원들이 개개인의 독특한 특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는 서로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나와 다른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 안에서도 내가 배척당하지 않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다름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면서 동시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조직에서는 많은 조직 활성화 활동을 계획한다. 사람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기획하고 자연스러운 만남 속에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도록 만든다.
가령, 구글은 150피트의 법칙을 적용해 사무실 안의 휴게 공간을 기획했다. 이 법칙은 모든 구글 직원이 150피트(약 45m) 내에 음식을 두고 일한다는 것으로, 구글 본사에만 카페테리아 25개를 배치했다. 이 공간에서 직원들은 무료로 음료, 커피, 간식 등을 가져갈 수 있다. 150피트의 법칙은 표면적으로는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허름한 창고에서 구글의 역사를 시작할 때를 생각하며 만든 “모든 직원은 언제 어디서나 원할 때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한다”는 모토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법칙의 의도를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면 결국 다양한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대화를 더 촉진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150피트 거리를 두고 카페테리아를 계속 배치함으로써 직원들이 최대한 더 많이 마주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둘째, 서로가 자신의 목소리와 의견을 높일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포용적인 문화를 배양하는 것은 직원들 사이에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서는 일이다. 이는 비즈니스 성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포용적 문화를 육성하는 한 가지 방법은 모든 개인이 회의 중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스피크업(Speak-Up)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회의는 모든 비즈니스 활동의 중추를 이루는 만큼 지적 솔직함과 다양한 관점을 교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건강한 회의 문화를 확립하는 것은 특히 한국과 같은 아시아 문화에서 벅찬 도전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의 문화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조직 내 갈등은 직원 간이든 다른 팀과 부서 간이든 다양성에서 발생할 수 있다. 다양성이 클수록 갈등도 커질 수 있다. 포용적 문화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직원들에게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적절하게 관리될 경우 갈등은 건설적인 긴장감을 조성해 조직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

이처럼,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DE&I를 표면적으로만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혁신의 핵심 요소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다양성이 독이 아닌 득이 되려면 포용적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수석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