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4월 2~14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9972억원으로 1조원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7145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826억원(39.5%) 급증한 셈이다.
4월 들어 공매도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한 것은 외국인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2.44%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70%를 넘어서면서 공매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가 집중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투자자들이 향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14.59%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2600선 돌파를 준비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상위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급등하면서 올해에만 32% 급등세를 펼치고 있다.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전 세계 지수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편이라는 점과 지수 급등을 이끈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거래대금만 각각 하루 1000억원을 넘는다는 점도 다소 우려스럽다.
최근 에코프로 그룹주의 주가 급등으로 코스닥시장이 900선을 돌파하며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고평가와 거품 논쟁도 한창이다.
실제로 최근 한 증권사는 에코프로의 주가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현저한 고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도' 의견을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 의견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종목에서는 개인투자자들과 외국인·기관 중심 공매도 세력 간 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특히 2월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가 빠르게 불어났다. 12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8836억원으로 두 달 만에 5000억원 넘게 증가한 셈이다. 온라인 종목게시판을 살펴보면 “공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는 등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공매도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다는 지적은 시행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점이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더 커지고 있어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관리 방안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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