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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퍼스트리퍼블릭 끝내 파산, JP모건 인수와 은행위기 재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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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퍼스트리퍼블릭 끝내 파산, JP모건 인수와 은행위기 재확산

뉴욕증시 올들어 벌써 4번째 FDIC 회생불가 판정 관리경영 시작… JP모건 PNC BOA 인수 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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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모습
미국 14위 은행인 퍼스트리 퍼블릭 끝내 파산 붕괴했다. 미국 뉴욕증시 비트코인 시장에는 "블랙먼데이" 비상이 걸렸다.

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고객 예금이 130조 원 이상 빠져나간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결국 붕괴 수순을 밟게 됐다. 미국에서는 3월에 실버게이트,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벌써 4번째의 은행 실패다.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했던 미국 은행 위기가 다시 촉발될까 우려하여 미국 금융 당국은 그동안 물밑에서 인수자를 물색하며 대책을 강구해왔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7일 밤부터 퍼스트리퍼블릭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인수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실적 발표에서 이 은행의 1분기 순수 고객 예금 인출이 1020억 달러(약 137조 원)로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주 주가가 75.4% 폭락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대한 ‘관리 경영’에 돌입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파산관재인을 맡아 자산을 강제 매각한다. SVB와 같은 절차이다.

지난 3월 JP모건 등 미국 11개 대형은행이 퍼스트리퍼블릭에 닥친 급한 불을 끄고자 300억 달러(40조 원)를 지원했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 시가총액은 SVB 파산 뒤 지역은행을 둘러싼 위기감 확산 속에 긴급 자원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 달여간 97%나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P모건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미국에서는 SVB발 은행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SVB가 파산하자 위험을 느낀 고객이 예금을 인출, 대형은행으로 옮기면서 중소형 은행들의 위기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SVB는 미국 중소은행인 퍼스트시티즌스에 인수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SVB 붕괴 검토 보고서를 내고 “파산 사태는 Fed의 감독 실패와 해당 은행의 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며 연준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음을 공식 인정했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은 월요일 주가 폭락을 의미하는 ‘블랙 먼데이’를 피하기 위해 일요일인 4월 30일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입찰 마감일로 정했다. FDIC가 입찰 의사를 물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PNC파이낸셜그룹, US뱅코프 등 중에서 JP모건과 PNC가 관심을 보였다. 입찰을 통한 매각이 불발되어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처럼 FDIC가 파산관재인을 맡아 예금과 자산을 인수해 직접 관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퍼스트리퍼블릭은 사실상 파산이다. 2008년 워싱턴뮤추얼 은행에 이어 미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은행 실패로 기록된다.

미국 금융당국과 다른 대형은행들은 최근까지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파산을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3월에 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 은행인 SVB와 29위인 시그니처뱅크가 파산하면서 14위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나타나자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11개 은행이 긴급자금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예치했다. 연방준비은행(FRB)도 1000억 달러(약 134조 원)를 긴급 대여한다고 발표하며 충격 완화에 나섰다. 하지만 고객들의 인출 행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총 예치금 중 63%는 기업 고객 자금이었고, 예금자 보호 한도 25만 달러(약 3억 원)를 넘는 예금 비중이 68%에 이르는 등 불안에 취약했다.

198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동·서부 연안 대도시 90여 개 점포에서 미 부호 고객들을 유치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이 은행 고객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다급하게 자산 매각을 시도해 왔지만 저금리 시기에 대량 판매한 고정금리 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발목을 잡았다. 집값 상승기에 판매한 모기지가 고금리, 집값 하락기를 맞아 대출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이 커진 것도 몰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문을 닫게 되면 SVB와 같이 은행은 일시 폐쇄되고 주식은 상장 폐지가 된다. 갑작스러운 뱅크런으로 순식간에 무너졌던 SVB 사태 때와는 달리 시장 혼란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FDIC의 예금보험 한도인 25만 달러(3억3천525만원)를 초과하는 예금에 대한 보장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SVB와 시그너처 은행은 전액 예금 보호가 됐다. 대형 은행들의 300억 달러 지원에 힘입어 간신히 위기를 넘기는 듯했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운명은 끝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했음에도 메타를 비롯한 기술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상승했다. 은행위기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암호 가상화폐에는 오히려 대체재로 시세 반등의 계기기 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관련 규정이 모호하다는 거래소 등 플랫폼 사업자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가상화폐 거래소는 가상화폐를 증권처럼 취급하고, 규제가 모호하다는 주장을 중단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겐슬러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SE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SEC가 가상화폐를 다루는 방식에 일관성이 없으며 관련 규제가 모호해 명확성이 필요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