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능력주의는 무엇이며, 공정함의 기준은 무엇이고, 평생교육 전문가로서 어떤 교육을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봤다. 능력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나눠보고자 한다. 그러기에 앞서 능력주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대학생의 글을 읽으면 우리는 능력주의의 한 가지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능력주의 프레임이다.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학교에 가고, 좋은 학교에 가니 좋은 직장에 입사하는 것은 성공한 인생.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에 간 사람은 ‘내가 능력이 좋으니까 성공한 거야’라는 오만에 빠지기 쉽고, 반대로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하거나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은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그래’라며 자기 비난, 패배감에 빠지기 쉽다.
매경이코노미에서 조사한 ‘10대 청소년 경제활동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돈(물질적 풍요)’이라고 답한 청소년이 30.1%(280명, 복수 응답 기준)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노승욱, 2022). 능력주의에 자본주의가 더해져 어쩌면 돈이면 다 되는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 빠진 것은 아닌가 싶어 씁쓸했다.
나는 중학교·고등학교에서 청소년들 대상으로 인성 교육을 하고 있다. 이때 청소년들에게 인생을 살면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존중·감사)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나만 잘될 거야’,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잘될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는 미화원, 우리의 발이 되어주는 버스 기사님,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 주는 경찰관 등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얼마 전 동묘시장에서 지갑을 훔친 도둑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시민들이 그 현장을 벽처럼 둘러싼 사진을 뉴스에서 봤다. 우리 사회는 그렇게 유지되어야 한다. 능력주의·개인주의·이기주의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따뜻한 사회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곳 말이다.
이솔림 HRD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