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4월의 중국 소매판매가 18.4%, 산업생산은 5.6%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년대비 증가율이다. 소매판매 증가폭은 뉴욕증시 예상치인 21.0%에 비해 낮았다. 산업생산도 뉴욕증시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전망치인 10.9%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이 줄어들자 경제 회복을 위해 소비 지출을 독려해왔다. 4월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5.6% 늘어났다. 이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10.9%)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3월(3.9%)보다는 1.7%포인트 상승했다. 1∼4월 4개월간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광산·공공시설 등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으로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과 평균 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에는 국민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긍정적 요인이 증가했다"면서도 "앞으로 경제의 효과적인 개선과 합리적인 성장, 고품질의 경제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급증하던 중국의 가계 저축이 4월에는 230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발표 자료에 따르면 4월 위안화 저축은 전월보다 4천609억위안(약 88조원) 감소했다. 4월 저축 감소에는 가계 저축 감소의 영향이 컸다. 재정성 저축과 비은행업 금융기관의 저축은 각각 5천28억위안(약 96조원), 2천912억위안(약 56조원) 늘었다. 가계 저축과 비금융 기업의 저축은 각각 1조2천억위안(약 230조원), 1천408억위안(약 27조원) 줄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가계 저축의 감소다.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경제 충격에 불안감을 느낀 중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면서 그동안 중국의 가계 저축은 지속해 증가해왔다. 지난해 중국의 가계 저축은 17조8천400억위안(약 3천415조원)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9조9천억위안(약 1천896조원)이 더 늘었다. 중신증권은 2019년 이후 중국의 누적 초과 저축이 10조8천억위안(약 2천6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초과 저축이란 가처분소득 중 소비 지출로 쓰여야 할 부분이 쓰이지 않고 저축되는 것을 의미한다. 가계 저축이 4월에 1조2천억위안 감소한 것은 중국인들이 꽁꽁 닫았던 지갑을 연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처음 맞은 노동절 연휴 기간 대거 '보복 여행'에 나섰다.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이 기간 관광객이 2억7천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영향으로 4월 초부터 항공권과 호텔 예약 등 여행상품 구매가 늘었다. 그 바람에 4월 가계 저축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4월 가계 저축 감소는 노동절 연휴라는 일회성 관광 이벤트에 의한 것으로, 본격적인 소비 회복의 징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올 노동절 연휴 관광객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19.1% 증가했지만, 관광 수입은 0.7% 느는 데 그쳤다. 2019년 1인당 소비액은 603.4위안(약 12만원)이었으나 올해는 487.8위안(약 9만원)에 머물렀다.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줄어든 것이다. 방역 완화 이후에도 경제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가계 저축 감소는 또 소득이 줄거나 감소해 더는 저축할 여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도 있다. 지난해 16.7%였던 중국 청년 실업률은 '위드 코로나' 전환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19.6%로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 3월 도시 실업률 역시 전달보다 0.3%포인트 떨어졌지만, 5.3%에 달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내수 회복이 더디고 수출도 부진한 영향으로 제조업 기지인 동부 연안과 광둥성의 많은 기업은 기존 인력을 감원하거나 신규 채용 규모를 줄여왔다.
고용 시장 악화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산업 인력들로서는 저축할 여력이 없어졌고, 오히려 저축했던 돈을 찾아 생활비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4월 위안화 대출은 전달보다 7천188억위안(약 138조원) 늘어 작년 4월 증가액보다 649억위안 더 많았으나 가계 대출은 2천411억위안 감소했다.
중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0.1% 올랐으나, 전월 대비로는 0.1% 내렸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11일 발표했다. 앞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0.7%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국가통계국은 4월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0.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고 일상 회복으로 돌아선 뒤에도 소비 회복이 여전히 더딘 것으로 보인다. 4월에는 식품 물가 상승률이 0.4%로 상대적으로 컸고, 비식품 물가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소비품 물가는 0.4% 하락했고, 서비스 물가는 1.0% 상승했다.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대비 1.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6% 내렸다. 전달(2.5%)보다도 하락 폭이 더 확대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해외 수요가 약화한 데다 석유·석탄·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PPI 상승률은 2021년 10월 13.5%로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상승 폭을 줄였다. 작년 10월 -1.3%를 기록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11월(-1.3%)과 12월(-0.7%), 올해 1월(-0.8%)과 2월에 이어 3월, 4월에도 마이너스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중국 경제가 본격회복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이번 주 예정된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을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98포인트(0.14%) 오른 33,348.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20포인트(0.30%) 상승한 4,136.2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0.47포인트(0.66%) 뛴 12,365.21로 장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뉴욕증시에서 중국 관련주는 빛을 보지못했다.
뉴욕증시는 부채한도협상에 목을 걸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은 오는 16일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시 만날 예정이다. 당초 양측은 지난 12일에 만날 예정이었으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회동을 연기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주요 7개국(G7) 일정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협상 시한이 길지 않은 상황이다.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공화당)은 실무단들의 협상이 전혀 생산적이지 않았으며 "결론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라고 언급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도 미국 부채한도협상과 디폴트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