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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레드오션' 된 게임시장, 법정에서 '피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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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레드오션' 된 게임시장, 법정에서 '피바람' 분다

정보통신과학부 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정보통신과학부 이원용 기자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이 연달아 법원으로 달려가고 있다. 소위 '김남국 코인' 논란의 중심에 선 위메이드는 'P2E(Play to Earn) 입법 로비' 의혹 제기 등 명예훼손을 이유로 게임학회를 고소했다. 이보다 앞서 엔씨소프트(NC)는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게임 '리니지2M'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소송전에 나섰다.

해외에서도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대 일본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개발사 사이게임즈는 자국의 코나미로부터 표절 혐의로 고소당했다. 중국의 텐센트는 핵심 자회사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를 표절했다는 이유로 경쟁사 바이트댄스·넷이즈를 연달아 제소했다.
게임사들이 소장을 제출한 이유는 소위 '선을 넘은' 표절 등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업계 선두를 지키기 위해, 소송전을 통해 합의금을 받기 위해 등 다양하나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찾기 어려워서'로 연결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총 게임 매출은 797억 달러(약 105조원)로 2021년 대비 9.8%가 줄었다. 시장 조사 업체 뉴주(Newzoo)가 추산한 PC·콘솔 게임 시장 2022년 매출은 923억 달러(약 122조원)로 이 역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현실(VR) 게임과 같은 차세대 게임 시장 성장은 지지부진하다. 여러 게임사가 미래 시장이라 지목한 블록체인 P2E 게임 역시 특기할 만한 성공 사례가 없는 가운데 '김남국 코인'과 같은 논란이 반복되자 많은 게이머들이 "미래 사업이 아니라 투자 키워드"라며 등을 돌리는 형국이다.

신시장 개척이 더딘 레드오션(포화 시장)에서 정해진 파이를 지키기 위한 혈투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게임사들이 업계 안에서, 때로는 업계 바깥으로도 법적 마찰을 빚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게임 역량과 더불어 '법률 역량'도 탄탄히 갖춰야 하는 시대가 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