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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탄소중립 고민에 상상으로 만들어본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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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탄소중립 고민에 상상으로 만들어본 전기차

업계가 그리고 있는 미래차에 대한 회의론
탄소중립에서 시작된 자동차 디자인 고민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전기차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관건은 점유율을 얼마나 빨리 가져갈 것인가다. 업계는 아직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체감하고 있는 기후변화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강화된 정부 차원의 규제가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엔진을 모터로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기차로 가려면 디자인도 변해야 한다. 인기의 테슬라는 공기저항이 적은 날렵한 디자인으로 빠르게 대처했다. 전통을 버리고 산으로 가는 벤츠 전기차 디자인, 포르쉐가 타임리스 디자인을 앞세워 초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껏 누려왔던 안락함을 포기하기도 힘들다. 첨단 기술은 쉴 새 없이 등장한다. 통합 시스템을 구현하는 대형 모니터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형 디지털 기기로 전락한 자동차에 반도체난은 언제 일어나도 일어날 일이었다. 트림 소재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고급화의 정점에 달해 있다.

탄소중립의 핵심은 에너지 절약에 있다. 배터리 무게 1㎏에 몇 ㎞를 더 갈 수 있도록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차체 크기도 영향을 받는다. 수소나 e-퓨얼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있지만, 상용화하기엔 무리가 있는 단계. 그게 바로 모빌리티 전환기의 현주소다. 지금은 영리한 설계로 이를 극복해내야 할 시점이다.
그렇다면 미래 자동차 시장에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단순하다.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 된다. 우선 차량의 무게를 지금의 내연기관 차만큼 혹은 더 가볍게 만든다. 배터리와 모터 용량을 줄인다. 자동차 실루엣은 물방울 모양으로 하고, 바퀴는 두 개만 달거나 혹은 접지 면적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디지털 기능은 삭제하고 꼭 있어야 하는 기능은 스마트폰을 통해 구현한다. 위성 내비게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여차하면 이마저도 없는 것이 안전하다. 설계는 최첨단으로 하지만, 퍼포먼스는 자동차 역사의 시작점으로 회귀하는 것. 규제는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진정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 나아가 더 좋은 방법은 자동차를 적게 만들고 적게 파는 것이다. 길이 다르긴 하지만, 요즘 비싸지는 찻값을 보면 조만간 그 시대가 올 것 같긴 하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