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엔진을 모터로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기차로 가려면 디자인도 변해야 한다. 인기의 테슬라는 공기저항이 적은 날렵한 디자인으로 빠르게 대처했다. 전통을 버리고 산으로 가는 벤츠 전기차 디자인, 포르쉐가 타임리스 디자인을 앞세워 초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탄소중립의 핵심은 에너지 절약에 있다. 배터리 무게 1㎏에 몇 ㎞를 더 갈 수 있도록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차체 크기도 영향을 받는다. 수소나 e-퓨얼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있지만, 상용화하기엔 무리가 있는 단계. 그게 바로 모빌리티 전환기의 현주소다. 지금은 영리한 설계로 이를 극복해내야 할 시점이다.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디지털 기능은 삭제하고 꼭 있어야 하는 기능은 스마트폰을 통해 구현한다. 위성 내비게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여차하면 이마저도 없는 것이 안전하다. 설계는 최첨단으로 하지만, 퍼포먼스는 자동차 역사의 시작점으로 회귀하는 것. 규제는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진정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 나아가 더 좋은 방법은 자동차를 적게 만들고 적게 파는 것이다. 길이 다르긴 하지만, 요즘 비싸지는 찻값을 보면 조만간 그 시대가 올 것 같긴 하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