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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후 댓글 삭제하는 다음(DAUM), 기사는 왜 놔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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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후 댓글 삭제하는 다음(DAUM), 기사는 왜 놔두지?

뉴스 댓글을 채팅 형태로 댓글 관리…작성자 알 수 없어
24시간 후 댓글창 닫혀…과거 기사 댓글도 모두 삭제돼
댓글 집중도 떨어뜨릴 수 있지만 역으로 초반 조작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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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검색 포털 '다음(DAUM)'이 새로운 댓글 서비스 '타임톡' 베타 버전을 오픈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댓글을 뉴스 생성 시각부터 단 24시간 동안만 열어놓고, 그 뒤로 닫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타임톡은 이용자 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채팅형 댓글 서비스다. 기존 추천순∙찬반순 정렬과 같이 일부 댓글을 상위에 보여주는 형태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다음뉴스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패턴을 반영해 각 기사마다 24시간 동안만 타임톡을 제공한다. 기사 발행 후 이용자들이 해당 기사를 활발히 읽는 시간을 고려했다며 '기사 발행 시점부터 24시간이 지나면 댓글창은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다음이 기사 표출 후 24시간이 지나면 댓글을 삭제하는 '타임톡' 기능을 베타 버전 상태로 시행했다.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다음이 기사 표출 후 24시간이 지나면 댓글을 삭제하는 '타임톡' 기능을 베타 버전 상태로 시행했다. 사진=카카오

그런데 기사의 신선도가 가장 좋은 '24시간' 후에는 댓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설명이 이상해 보인다. 카카오로서는 댓글에 따른 어뷰징(Abusing)으로 단지 '댓글 많은 뉴스'가 후순위에서 메인으로 올라오는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해 취한 조치를 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댓글을 통한 독자들의 공감과 반박 등 건전한 토론의 장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댓글부대'라는 존재가 확인됐는데 누군가가 여론의 방향을 유도하기 위해 특정 성향의 댓글을 반복적으로 가입하면 댓글을 보는 독자들로서는 의도된 댓글을 '여론'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또 해당 댓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고자 해도 24시간 후에는 그 기회조차 사라지는 셈이다. 초반 편향된 댓글이 다수 노출되면 타임톡 자체가 여론조작에 최적화된 시스템이 될 것이란 우려가 앞선다.

물론 카카오 측에서는 전혀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기능이 아니라고 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댓글 조작 등을) 그렇게 하기에는 기사가 너무 많을 것 같다. (댓글 조작 효과가) 분산될 것이다. 기존에는 특정 기사에 특정 댓글이 많이 붙어서 기사를 상위로 올리거나 하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타임톡에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할 수 없다. 댓글이 휘발성으로 다 지나간다"고 설명했다. 또 "취지 자체가 대표성을 띄는 댓글을 없애고 과하게 대표되는 댓글의 부작용을 없애며 실시간 소통 형태로 시작하는 서비스"라고 덧붙였다. 아직 베타 버전인 만큼 이용자들의 여러 반응을 보고 수정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타임톡' 관련 공지사항. 사진=다음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다음의 '타임톡' 관련 공지사항. 사진=다음뉴스


현재 다음 '타임톡'에 달린 댓글은 타임톡을 활성화시켜야지만 보인다. 그리고 작성자 ID가 표출되지만 과거처럼 해당 ID를 클릭하면 이전 댓글 활동 등 이력이 표시되지 않아 진짜 '회원'인지조차 확인이 불가능하다.

카카오의 다음 '타임톡' 기능에 대해서는 여론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여론이 주를 이룬다. 정치색을 띄는 댓글들이 증가하는 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될 만한 댓글 기능을 아예 차단한 것이라는 지적이 다수다. 포털이 지녀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회피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댓글도 24시간만 보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뉴스는 왜 24시간 후에도 남기는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맞는 말이다. 카카오가 밝힌대로 24시간 후에는 잘 안 읽히는 기사인데 말이다.

만약 이 기사를 읽는 독자께서는 어떤 댓글이든 마음껏 달으라. 어차피 24시간 지나면 기자 포함해 아무도 볼 수 없으니까.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