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주말 원·달러 환율은 그 전거래일종가였던 1303.7원 대비 12.2원 내린 1291.5원에 거래를 마쳤다. 1297.4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하락폭을 더 키우며 1291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종가 기준 1200원대에 진입한 건 지난 4월 14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번 달 환율은 1320원대에서 시작해 일 평균 환율이 13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34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이번 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준은 오는 13∼14일 6월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14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시간 15일 새벽 3시에 정책성명을 발표한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지난달까지 FOMC 회의가 열릴 때마다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인상, 제로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2007년 9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5.00∼5.25%로 끌어올렸다. 블룸버그는 이 기사에서 “FOMC는 14일 기준금리를 5.00∼5.25% 범위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도 이날 오후 8시 현재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0%,이상으로 보고 있다. 뉴욕증시의 관심은 점도표로 밪추어지고 있다. 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5.1%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준의 분기별 경제전망 요약에서 점도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이야기다.
FOMC 회의가 시작되는 13일에는 미 노동부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CPI 결과는 FOMC 회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하며 2021년 4월(4.2%) 이후 24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하며 물가 상승세가 소폭 둔화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는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하고, 근원 CPI는 5.2%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여전히 우려할 수준의 높은 물가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어 중앙은행으로서는 잠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이같은 미국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감이라는 대외적 요인과 우리나라 경기적 요인이 모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준이 오는 15일(한국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환율 하락 재료로 소화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5월 28일∼6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1000건으로, 23만3000건이었던 전주에 비해 2만8000건 증가했다. 전문가 전망치(23만5000건)를 뛰어넘는 것으로, 21개월 만에 최고치다. 5월 고용지표가 잘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한 것이 고용시장 둔화 시그널로 작용했다. 이 영향으로 미 연준이 이번 달은 확실히 금리 인상을 쉬지(skip)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달러화 약세와 원화 되돌림 현상도 환율 1200원대 진입 재료로 소화됐다.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면서 원화강세가 오고있다. 지난 4월과 5월 다른 주요국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인 원화 가치가 되돌려지고 있는 것도 환율 하락의 한 요인이다. 최근 원화는 외국인 투자자 배당금 역송금 등의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인 바 있다.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 요인이 개선되는 것 또한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무역수지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라며 "반도체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면서 반도체 경기를 포함한 대외 무역수지 적자 문제가 조금은 개선될 수 있지 않느냐는 희망이 나오면사 환율 변화가 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5월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적자 폭은 지난 1월 125억3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53억2000만달러, 3월 47억4000만달러, 4월 26억5000만달러, 5월 21억달러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경기가 이번달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당분간 1200원 중후반~1300원 사이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미국 FOMC 결과와 점도표·수정경제전망을 토대로 한 향후 금리인상 경로 등 미국 통화정책은 여전히 큰 변수다. 3·4분기부터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시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갈 경우 달러화가 더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의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경우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하나은행 이유정 연구원은 3분기에 1,280원 내외 4분기에는 1,250원 정도까지 예상이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미국이 이번 주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다음 달에는 추가 인상 카드를 쓸 가능성이 남아있다. 한미 금리 차로 인한 자본 유출이 없다지만 2%p까지 벌어질 경우 달러 가치가 올라가며 환율이 다시 오를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는 전날 강세장에 진입한 이후 고점을 높여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17포인트(0.13%) 오른 33,876.7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3포인트(0.11%) 상승한 4,298.8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62포인트(0.16%) 뛴 13,259.14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한주간 0.34% 오르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39%, 0.14% 올랐다. 오름폭은 크지 않지만, 랠리는 멈추지 않고 있다. 다우지수는 2주 연속, S&P500지수는 4주 연속, 나스닥지수는 7주 연속 올랐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3bp가량 오른 3.742% 근방에서, 2년물 국채금리는 9bp가량 상승한 4.618% 근방에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운전자들도 내년부터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4% 이상 올랐다. GM은 또한 포드처럼 2025년부터 슈퍼차저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충전 포트를 자사 생산 차량에 기본으로 장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산업 표준인 '합동 충전 시스템'(CCS·DC콤보) 대신 테슬라의 '북미 충전 표준(NACS)' 커넥터를 사용하겠다는 의미로 다른 전기차 업체들의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올라 2021년 1월 이후 최장 기간 올랐다. 타겟의 주가는 씨티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가를 177달러에서 130달러로 하향했다는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1.2%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8.8%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8포인트(1.32%) 오른 13.83을 기록했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6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으로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S&P500지수는 지난주 작년 10월 이후 20% 이상 올라 오랜 약세장을 끝내고 강세장에 진입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4,300 턱밑까지 오른 상태다. 은행권 불안과 부채한도 상향 논쟁이 종료되고, 연준의 6월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강화되면서 기술주 랠리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나스닥지수를 7주 연속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경기순환주와 가치주들도 랠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S&P500지수는 4,300을 갓 넘어선 이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이 때문에 현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 13일과 14일에 나오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지 못할 경우 6월 회의는 아슬아슬할 수 있다. 미국 연준이 깜짝 인상을 선택하면 증시 랠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 최근 지수가 강세장에 들어섰으나, 약세장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대다수 종목은 여전히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이나 2008년 약세장에서 지수가 20% 이상 올랐다가 다시 고꾸라진 적도 있다는 점은 이번 주 나오는 물가와 FOMC 통화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암호가상화폔는 요동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코인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주말 새 아시아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2%, 이더리움은 4%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솔라나, 에이다 등 주요 알트코인 가격이 지난 10일 하루 최대 20%대 낙폭을 보였다. 이날 24시간 동안 증발한 전체 코인 시가총액은 57조원에 달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미국 최대 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잇달아 제소한 여파다.
11일 코인 통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솔라나는 21%, 폴리곤은 23%, 에이다는 19%의 최대 낙폭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은 최근 SEC가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제소하면서 '증권'으로 지목한 종목이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이날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 종목에 투자 주의 경보가 내려졌다. 국내 시장이 해외 시장의 하락세를 따라가지 못해 해외보다 코인 가격이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코인의 국내 가격은 해외보다 3% 이상 비싸다. 이번 하락의 특이점은 비트코인에 비해 알트코인 하락세가 훨씬 크다는 점이다. 지난 24시간 동안 알트코인의 시총이 45조원 줄어드는 동안 비트코인 시총은 12조원(약 2.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 가상자산 시총에서 비트코인이 47%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은 이번 사태의 여파를 거의 받지 않은 셈이다.
SEC는 지난 5일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미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한 데 이어 다음 날인 6일에는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대해 같은 혐의로 제소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 압박을 크게 높였다.
SEC는 이들 거래소에 대해 제소하면서 솔라나, 에이다, 폴리곤, 샌드박스, 바이낸스코인(BNB) 등 주요 알트코인을 증권으로 지목했다. 이들의 매도세로 알트코인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이 가장 주시하는 것은 바이낸스가 자체 발행한 코인 BNB다. BNB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가 제소되면서 이번주에만 최대 27% 하락했다. 특히 BNB는 플랫폼 코인이기에 BNB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가상자산 금융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연쇄 폭락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가상자산 분석 사이트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BNB 가격이 22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2억달러 규모 가상자산이 청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BNB는 이미 10일에 225달러까지 하락했는데, 연쇄 청산이 발생하면 루나 사태처럼 가상자산 가격이 연달아 하락할 수 있다. 미국이 코인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코인업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SEC가 증권으로 지목한 코인들은 국내 거래소에도 다수 상장돼 있다. 국내 원화 거래소 기준으로 코빗 14개, 빗썸 12개, 업비트 12개, 코인원 9개, 고팍스 5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