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에 오는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패키지 및 테스트 외부기업, 반도체 관련 소재기업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하루 공업용수량이 65만 톤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0조원을 투자해 조성 중인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하루 26만5000톤의 공업용수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 것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삼성전자가 용인에 대규모 투자를 이행할지 의문이다. 마이크론과 인텔,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미국과 일본에 대규모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가면서 3년 뒤 대규모 물량 싸움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삼성전자는 공업용수 부족으로 인해 당장 용인 클러스터에 대한 착공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반도체산업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정부와 국회가 해결책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역 문제들이 겹치면서 해결책 마련은 요원해 보인다. 격화되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을 지키려면 지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원만한 협조와 양보가 필요하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