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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의점 시트지 '골든 타임' 놓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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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의점 시트지 '골든 타임' 놓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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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경제부 송수연 기자
‘골든 타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초반의 시간을 말한다. 생사를 결정짓는 사고에서 최소한의 ‘골든 타임’이 확보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인명의 구조 여부가 결정된다.

사고 현장과 병원이 아닌 유통 근거리 플랫폼 ‘편의점’에서 골든 타임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편의점 근무자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면서부터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전국 편의점 5만 곳에 붙기 시작한 반투명 시트지 얘기다. 외부에서 내부 담배 광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시야를 차단하기 위해 당국이 편의점마다 반투명 시트지를 붙이라는 권고를 내린 뒤, 편의점 근무자들의 ‘안전’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반투명 시트지는 담배 광고뿐만 아니라 편의점 내부까지 가리는 탓에 범죄의 표적이 된 것이다. 현장에서의 불안과 사회적 논란을 감안해 정부는 업계 안팎의 목소리를 수렴, 반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금연 광고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이미 지난달 이뤄졌다. 그러나 한 달이 흐른 지금도 현장은 그대로다. 여전히 매장은 반투명 시트지에 가려져 근무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 반투명 시트지를 대체할 금연 광고 포스터의 가이드라인을 확정하지 않아 시트지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의로 제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편의점 본사와 근무자들은 정부의 입만 보고 있다. 지난달 금연 광고로 대체한다는 당국 결정에 편의점 관계자는 “금명간 금연 광고 포스터로 교체될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예상했는데, 이와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규제 완화에 오늘도 편의점 안 근무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또 한번 편의점 근무자를 지킬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현재 정부는 반투명 시트지를 대신해 부착할 금연 광고 역시 내외부 시야를 차단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이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실효성 있는 정책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도 속도감 있는 추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사건·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근무자들이 정부의 적극적 태도를 기다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실효성 있는 정책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는 시점인 만큼, 현장과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책안을 속히 내놓기를 기대해 본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