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밀가루값 안정화로 라면값도 내린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반도체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원자재값이 내리면 완성차 가격도 내려야 정상인데, 자동차 가격은 왜 자꾸 오르기만 하는 걸까?
근데 요즘 찻값이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영리한 마케팅 때문이다. 이제 더는 ‘박리다매’ 전략을 쓰지 않는다. 신차는 항상 최신 트렌드를 따르고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 해가 바뀔 때면 몇 가지 기능들을 더 집어넣고 가격을 올린다. 제조사는 “들어간 기능을 생각하면 싸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가치는 계속 증가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이 하나 빠졌다. ‘누가 원했나?’ 기자는 아무 기능이 들어가 있지 않더라도 300만원짜리 차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살 것 같다. 차가 필요한 서민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얼마 전 상품성을 업그레이드한 연식변경 ID.4를 내놓으면서 보조금까지 100% 확보했다고 생색을 냈다. 찻값까지 올리는 편법이 숨어있다. 회사는 고객을 위한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찻값은 비싸졌고 보조금도 애먼 데로 돌아가게 됐다. 실익을 누가 챙기는지는 분명하다. 물가 상승은 어쩔 수 없고, 기업 생존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기능 몇 개 더 빼더라도 모두 좀 더 솔직해지는 게 좋지 않을까? OEM 통풍시트가 그렇게 중요한가?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