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 불공정거래로 의심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공정거래에 대한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의 강력한 대처를 주문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촉발된 주가폭락 사태에 이어 이와 유사한 불공정거래로 의심되는 무더기 하한가 사태까지 연달아 터지며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
이들 종목이 첫 동반 하한가를 기록하기 직전인 지난달 13일 5개 종목의 시가총액 규모는 1조6848억원이었다. 하지만 다음 날인 14일 각 종목들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하면서 하루 동안 이들 5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504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지난 3일에도 매매거래 정지가 풀렸음에도 만호제강을 제외한 4종목이 또다시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추가로 3164억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결과적으로 거래정지 기간을 제외한 지난 14일과 이달 3일 2거래일 동안 820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달 22일 이례적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불공정거래에 대해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총장은 최근 CFD발 시세조종을 비롯해 내부자거래 미공개 정보 이용 및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의 염려가 있고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는 우리 경제의 바로미터인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하고 특히 소액투자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의 재산을 약탈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규제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제도적인 틀을 마련해 불공정거래를 근절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강력한 제재와 처벌을 통해 불공정거래의 위험성을 인식시키고, 예방 및 제재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공정하고 건강한 시장경제를 구축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실천되길 기대한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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