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섯 업체는 게임 사업을 통해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게임 대기업' 혹은 그 기업(카카오게임즈)의 모회사다. 또 중국의 텐센트, 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PIF(퍼블릭 인베스트먼트 펀드)에서 대규모 투자를 집행,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업체들이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영국 레이싱 게임 전문 개발사 루시드 게임즈를 인수,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일본의 32년차 장수 게임사 비주얼 아츠도 인수했다. 일본의 중견급 IP 홀더 업체가 해외 기업 손에 넘어간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PIF의 수장이자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미 한국의 코스닥에 상장됐던 일본 게임사 SNK를 인수했는데. 이 회사는 이후 코스닥 상장 폐지 수순을 밟았다. 국내 시장에 있던 중견급 게임사가 중동의 손에 넘어간 셈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해 11월 한국에 방문했을 때에는 시프트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 개발사로, 이 게임은 텐센트에서 글로벌 배급을 맡아 흥행을 거뒀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 측은 시프트업에 "회사를 사우디로 옮긴다면 필요한 인프라는 얼마든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자본은 이미 한국 게임사들을 '장바구니'에 올렸다. 국내 토종 게임사들이 언제든 제2의 비주얼 아츠, SNK가 될 수 있다. 이들의 투자를 무조건 배척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경각심은 가져야 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